‘이해 불가 일정’ 논란만 키운 연맹, 4월 15일 울산-서울전 관중 모객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논거 [MK초점]
FC 서울은 3월 15일 제주 SK 원정에서 후반 추가 시간 이승모의 극적인 결승골로 승점 3점(2-1 승리)을 챙겼다. 후반 43분 최병욱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다잡은 승리를 놓치는 듯했던 상황에서 일군 극장 드라마였다.
서울 김기동 감독이 경기 후 환하게 웃었다. 김 감독은 “전반전은 뜻대로 안 풀렸지만, 변화를 주면서 우리의 흐름을 찾았다. 후반 막판 동점을 허용한 뒤엔 주저앉지 않았다. 작년과 달라진 부분이다. 올해는 선수들의 멘털이 다르다는 걸 확인했다. 리그 개막 2연승을 달성한 선수들에게 감사 인사와 축하를 전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 질문을 받자, 웃음기가 사라졌다.


김 감독이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연맹에서 가이드라인이 내려왔다. 경기를 3월 A매치 기간에 치를 수 있었다. 우린 3월 28일에 울산 원정에 나서길 바랐다. 울산 쪽에서 이를 거부했다. 조현우, 이동경 등이 대표팀으로 향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그런데 우리도 출혈이 있다. 야잔은 요르단 축구 대표팀 핵심이다. 구성윤도 대표팀에서 지켜보고 있다. 박성훈, 황도윤 등은 U-23 대표팀 훈련이 있어서 내보내야 한다. 같은 조건이라고 생각했는데 울산이 받질 않았다. 연맹은 그런 상황에서 4월 15일로 경기일을 확정했다. 경기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 4월 11일 홈에서 전북 현대전을 치르고 울산 원정에 나서야 한다. 울산 원정을 마치면 같은 달 18일 대전하나시티즌전을 준비해야 한다. 그 경기 이후인 21일엔 부천 FC와의 홈 경기가 있다.”
김 감독이 다시 숨을 고른 뒤 한 가지 제안을 건넸다.
“감독자 회의에 나가면 ‘팬들을 위해서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일정이 빡빡해지면 부상 위험도가 올라간다. 부상자가 발생하면 시즌을 정상적으로 치르기가 어려울 수 있다. 울산도 일정이 빡빡하다. 부상자가 발생하는 건 울산에도 안 좋은 일이다. 울산도 4월 15일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월드컵 기간이나 2026-27시즌 ACLE가 시작되면 그때 울산과 미뤄진 경기를 치르는 게 어떨까 싶다. 월드컵 기간엔 선수 공백이 있을 순 있지만, 우리나 울산이나 2026-27시즌엔 아시아클럽대항전에 나서지 않는다. 연맹의 결정대로 4월 15일에 맞대결을 벌이면 쉬는 기간이 너무 짧아서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이는 데 어려움이 있다. 우린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경기장을 찾아주신 분들에게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이런 일정 속에선 정말 큰 어려움이 있다. 솔직히 퀄리티 있는 경기력을 보여줄 수 없다고 본다.”


당연한 얘기지만 K리그1은 한국프로축구 최상위 리그인 데다가 ‘프로축구’다.
프로구단은 팬들에게 돈을 받고 경기를 보여준다. 프로구단은 김 감독의 말처럼 푯값을 해야 한다. 프로구단은 팬이 들인 시간과 비용이 아깝지 않도록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연맹이 서울과 울산의 올 시즌 첫 맞대결을 4월 15일로 결정하면서 생긴 의문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먼저 눈여겨봐야 할 건 연맹이 제공한 가이드라인의 ‘변경 경기일 및 조정 방식’이다. 해당 내용은 아래와 같다.
‘대상 경기는 주중 또는 A매치 기간(월드컵 기간 포함)으로 변경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양 구단의 협의를 통해 도출된 일정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되, 양 구단의 직전·직후 경기 간격, 방송 편성, 모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연맹이 최종 결정한다.’
‘올 시즌은 월드컵으로 인해 주중 라운드가 다수 편성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일정 변경 경기를 수용할 수 있는 주중 일정이 제한적이다. 경기 간격, 관중 모객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양 팀 협의 시 A매치 기간 주말 활용을 권장드린다.’
‘양 구단 합의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연맹이 직권으로 경기일시를 결정한다. 연맹 직권 시에도 A매치 기간으로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최종 결정권자는 연맹’이란 점이다.

관중 모객에 있어서 핵심은 경기력이다.
그런데 4월 15일은 양 팀이 최상의 경기력을 보이기 어렵다. 일정만 봐도 알 수 있다.
특히, 연맹이 ‘주말 활용을 권장하고, 연맹 직권으로 A매치 기간으로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고 명시하였음에도 A매치 기간이 아닌 주중으로 경기 일정을 확정 지은 건 이해하기 어렵다.

ACLE는 대한민국 프로축구단이 나설 수 있는 최고의 무대다. ACLE는 각 국가 프로축구의 수준과 발전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확인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그만큼 중요하다.
서울은 강원 FC와 함께 올 시즌 ACLE에 참가한 K리그1 팀 가운데 최고 성적을 냈다.
ACLE에 참가하는 팀들은 K리그1을 대표한다는 책임을 갖는다. 소홀히 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일정을 자세히 보면, 서울은 4월 11일 전북과 홈 경기를 치르고 3일을 쉰 뒤 울산 원정에 나선다. 그리고 2일 휴식을 취한 뒤 홈에서 대전을 상대한다.
울산은 4월 11일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이 잡혀 있다. 울산은 서울과 똑같이 3일을 쉰 뒤 서울과의 홈 경기에 나선다.
문제는 다음이다.
울산은 서울전을 치르고 4일 뒤인 19일에 광주 FC와의 홈 경기에 나선다. 연이은 홈 경기인 까닭에 이동으로 인한 부담도 없다. 온전히 3일의 휴식을 가져갈 수 있다.
일정만 보면, 울산이 조금 더 낫다.
K리그1을 대표해 아시아 최고의 무대에서 최선을 다한 팀에 특혜를 줄 필요는 없다. 다만, ‘최소한 불만은 생기지 않도록 결정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란 의문이 지워지질 않는다.


연맹 스스로 각 구단에 ‘합의가 안 될 땐 직권으로 경기일시를 결정한다’고 했으며, ‘연맹 직권 시엔 A매치 기간으로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나 연맹은 ‘관중 모객을 중요시한다’고 했다.
울산은 서울, 전북과 K리그(1·2) 최고의 인기 구단을 다투는 팀이다.
울산이 지난 시즌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는 하나, K리그 평균 관중 3위였다. 19차례 홈 경기에서 평균 14,465명을 불러 모았다.
울산은 2월 28일 홈에서 치른 강원과의 올 시즌 K리그1 개막전에선 11,036명의 관중을 모았다.
서울은 코로나19 위험에서 벗어난 2023시즌부터 K리그 유일 평균 관중 2만 명을 돌파하며 압도적인 평균 관중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팀이다.
이 두 팀의 맞대결이다.

코로나19 시대 이후인 2023년부터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서울의 관중 수 자료다.
최근 3년 동안 울산에서 열린 울산과 서울의 맞대결엔 평균 22,820명의 관중이 찾았다. 울산의 평균 관중 수를 뛰어넘어 K리그엔 꿈의 숫자인 2만 명 이상의 관중이 찾는 ‘흥행 보증 수표’다.
[제주=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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