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종목 꼬리표 뗀 앱클론…다음 관문은 ‘네스페셀’ 허가·인비보 카티 플랫폼
림프종 카티 ‘네스페셀’ 연내 조건부 허가 신청 목표
차세대 ‘인비보 카티 플랫폼’ 개발 성과도 시험대
매출 부진으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던 앱클론이 매출 회복에 성공하며 상장 유지 리스크를 일단 해소했다. 회사는 현재 개발 중인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카티) 치료제 ‘네스페셀’의 허가와 차세대 인비보(in vivo) 카티 플랫폼 개발 성과에 따라 향후 기업 가치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앱클론은 ‘매출액 30억원 미달’ 사유를 해소하면서 관리종목 지정이 해제됐다. 회사의 2025년 매출액은 47억1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다만 카티 치료제 후보물질 ‘AT101(네스페셀)’ 임상 2상 진행에 따른 연구개발(R&D) 비용이 늘면서 영업손실은 176억원, 순손실은 179억원으로 각각 확대됐다.
이날 이종서 대표는 주주 서신에서 “규정상 시가총액 600억원 이상 기업은 매출 요건 미달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현재 시총이 이를 안정적으로 상회하고 있어, 그동안 회사의 발목을 잡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고 밝혔다.
매출 회복에는 해외 기술이전 계약의 영향이 컸다. 앱클론은 지난해 2월 튀르키예 기업 TCT 헬스테크놀로지(TCT Health Technology)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이 계약에 따른 선급금이 실적에 반영됐다. TCT는 현재 네스페셀의 현지 생산을 목표로 기술 이전을 완료했으며 생산 인프라 구축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추가 기술료 발생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 구조도 일정 부분 개선됐다. 바이오기업의 주요 상장 리스크로 꼽히는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비율 역시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했다. 앱클론은 지난해 10월 360억원 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으며, 252억원 규모의 영구 전환사채(CB)와 108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해 R&D 재원을 확보했다.
이 같은 기대감에 힘입어 앱클론의 시가총액도 빠르게 불어났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1조7594억원으로, 국내 카티 개발사인 큐로셀(6982억원), 지씨셀(4140억원), 박셀바이오(1879억원)를 크게 웃돈다.
앞으로 회사의 성장 전망은 네스페셀의 허가 여부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앱클론은 올해 안에 네스페셀의 조건부 허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스페셀은 재발성·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해 5월 발표한 임상 2상 중간 결과에 따르면, 림프종 환자 32명에게 네스페셀을 투약한 결과 68%의 환자에서 암세포가 사라진 상태인 완전관해율(CRR)을 보였다. 이는 현재 시판 중인 스위스 노바티스의 ‘킴리아’와 미국 길리어드의 ‘예스카타’가 임상에서 기록한 완전관해율(30~40%)을 웃도는 수준이다. 국내 경쟁사인 큐로셀의 카티 치료제 ‘림카토’도 임상 1·2상에서 네스페셀과 유사한 67.1%를 얻었다.
네스페셀과 함께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꼽히는 후보물질은 중국 파트너사 헨리우스(Henlius)에 기술이전한 위암 치료제 후보물질 ‘AC101(HLX22)’이다. 이 후보물질은 지난해 7월 글로벌 임상 3상에 돌입했다.
현재 HLX22는 위암 치료제 개발과 함께 적응증 확대 연구도 병행되고 있다. 항체-약물접합체(ADC)와 HLX22를 병용하는 유방암 대상 임상 2상도 진행 중이다.
앱클론은 올해 차세대 기술로 꼽히는 인비보 카티 플랫폼 개발도 또 하나의 성장 축으로 삼고 있다. 인비보 카티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체외에서 채취해 조작한 뒤 다시 주입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체내에서 직접 치료 세포가 생성되도록 하는 기술이다.
기존 카티 치료제는 복잡한 제조 공정 때문에 치료까지 수주가 걸리고 비용도 수억원에 달하는 한계가 있지만, 인비보 방식은 이러한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애브비, 길리어드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관리종목 지정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투자 유치에는 성공했다. 지난해 5월 종근당이 122억원을 투자해 지분 7.3%를 확보하며 2대 주주에 올라섰다. 네스페셀이 허가를 받을 경우 종근당은 국내 우선판매권을 갖게 된다.
두 회사의 인연은 1990년대부터 이어져 왔다. 이종서 앱클론 대표는 1990년대 초 약 5년간 종근당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종근당 교촌재단의 장학금을 받아 일본 교토대 의과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마친 뒤 미국 하버드 의대에서 연구 활동을 이어갔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일본이나 미국 출장 때마다 이 대표와 교류를 이어오며 관계가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앱클론 CAR-T 연구를 이끄는 이용준 센터장 역시 2013~2020년 종근당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인적 네트워크가 카티 치료제 상용화 과정에서 양사의 협력을 뒷받침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는 연구개발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종근당은 앱클론의 R&D 의사 결정 과정에도 참여하기로 했으며, 양사 전문가로 구성된 ‘공동개발위원회’도 꾸렸다. 특히 앱클론의 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고형암을 겨냥한 스위처블 카티 플랫폼 ‘zCAR-T(AT501)’ 공동 개발에도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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