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모진 매질, 숨진 13살 딸 11개월 방치...'목사' 아빠·계모 끔찍 범죄[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11년 전인 2015년 3월 17일 오전 5시쯤 만 13세였던 여중생 이모양은 신학대 교수이자 목사인 아버지 이씨(47)와 계모 백씨(40)로부터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다. 부부는 나무 회초리, 빨래 건조대 등으로 무려 7시간 동안 어린 딸을 쉴 새 없이 때렸다.
이들은 매를 맞던 딸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경기 부천시 소재 주택의 현관문을 잠근 뒤 이양에게 속옷만 입힌 채 마구 폭행했다. 고통을 이기지 못한 이양이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져도 부부의 잔인한 매질은 멈추지 않았다.
어린 딸을 때리다가 지친 부부는 이양을 난방이 안 되는 작은 방에 속옷 차림으로 방치한 뒤 낮잠을 잤다. 이후 부부는 오후 6시30분쯤 일어나 중국집에서 음식을 주문 후 이양을 깨우러 갔다. 하지만 어린 딸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이씨 부부는 딸의 시신 위에 이불을 덮어놓고 방치했다. 이씨는 딸이 사망한 지 보름가량 후인 2015년 3월 31일 경찰에 연락해 "딸이 가출한 것 같다"고 실종 신고했다. 경찰은 과거 이양이 가출한 전력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단순 '미귀가자'로 판단했다.
그렇게 경찰은 약 8개월의 시간을 낭비한 뒤에야 본격적인 실종 수사에 나섰다. 이후 경찰은 2016년 1월 이양의 친구로부터 "지난해 3월 이양과 만났는데 온몸에 멍이 많아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집에서 심하게 맞았다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때부터 경찰은 이양 부모에게 범죄 혐의점이 있을 것으로 봤다. 수색영장을 신청해 발부받은 경찰은 이씨 부부 집을 압수수색 했고, 작은 방에서 백골이 된 이양 시신을 발견했다.
이양 시신 주변에는 염화칼슘으로 보이는 흰색 가루와 습기 제거제, 방향제 향초 등이 놓여있었다. 부모로부터 폭행당해 억울하게 사망한 이양 사건의 실체가 무려 11개월 만에 드러난 순간이었다.
경찰에 체포된 이씨는 조사 과정에서 "기도하면 딸이 살아날 것이라 생각했다"며 "이불로 덮어놨는데 냄새가 심해 방향제 등을 뿌린 뒤 집에 방치했다"고 진술했다.

이씨 부부가 어린 딸을 학대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계모의 발언 때문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양이 사망하기 6일 전인 2015년 3월 11일 계모 백씨는 남편에게 "이양이 교회 헌금을 훔쳐 마음대로 사용했다"며 "남은 돈을 숨겨놓고 숨긴 장소를 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후 부부는 이양의 일탈을 막아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수시로 어린 딸을 폭행했다. 이 같은 범행에는 백씨 여동생도 동참했다. 이들은 이양 몸에 멍이 생기면 폭행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학교에 보내지도 않았다.
가장 안전해야 할 집에서 아버지와 계모에게 학대당한 이양은 갈 곳이 없었다. 그는 담임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교사는 밥만 사준 뒤 이양을 다시 부모에게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이양이 숨지기 전날인 2015년 3월 16일 밤에도, 이양은 담임 교사를 만나기 위해 그가 거주하는 아파트에 찾아갔다. 하지만 교사의 상세 주소를 몰랐던 이양은 아파트 경비실에 들어가 "하룻밤만 재워 달라"고 애원했다.
수상함을 느낀 경비원은 경찰에 연락했다. 출동한 경찰은 2015년 3월 17일 새벽 4시40분쯤 이양을 계모 백씨의 동생 집에 데려다줬다. 처제 연락을 받고 이양을 데려간 이씨는 폭행을 시작해 어린 딸을 죽였다.

사건 전말이 드러난 뒤 이씨 부부는 아동학대치사, 사체유기, 아동학대, 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6년 5월 20일 인천지법 부천지원은 이씨에게 징역 20년, 계모 백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장 이언학 판사는 이씨 등에게 중형을 선고하면서도 우리 사회가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담임 교사와 아파트 경비원, 경찰관 등이 피해자 말과 행동을 조금만 더 주의 깊게 살폈다면 최소한 이양의 죽음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어린 이양이 참혹한 죽음에 이르는 동안 우리 사회는 무엇을 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가 없다"고 한탄했다.
이씨와 백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냈으나 서울고법은 이들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부부는 상고를 진행했으나 대법원도 이를 기각하면서 두 사람에 대한 징역 20년, 징역 15년 선고가 확정됐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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