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시장 재편⋯ 엔비디아 독주 속 경쟁 본격화

정수연 기자 2026. 3.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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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U 등 AI 가속기 다변화
엔비디아 점유율 하락 불가피
AI 반도체 칩 기업 많아질 듯
엔비디아 베라 루빈 NVL72. 정수연 기자

인공지능(AI) 시대 필수 인프라로 꼽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전력 효율 문제가 부각되면서 AI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그동안 GPU 중심으로 형성됐던 시장 구조가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다양한 AI 가속기로 확대되면서 경쟁 구도 역시 다변화되는 모양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약 9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지배력을 유지해왔다. 다만 AI 가속기가 다양화되면서 향후 점유율은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AI 반도체 시장의 경쟁 기준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연산 성능이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전력 효율과 비용 경쟁력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 입장에서는 동일한 연산 성능을 확보하면서도 전력 소모와 운영 비용을 낮추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는 범용 GPU뿐 아니라 특정 AI 연산에 특화된 가속기 수요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가 지금과 같은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AI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AI 칩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가지고 있고, 마진 또한 70~80% 수준으로 반도체 기업에 있어 말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지금까지는 독점적인 기술력으로 가능했다면, 관련 기업도 많아지고 있고 수요도 바뀌고 있기 때문에 엔비디아의 점유율과 마진은 어느정도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구글은 AI 반도체 텐서처리장치(TPU)를 통해 AI 학습용 칩을 직접 개발해 활용하고 있으며, 아마존 역시 자체 AI 칩 ‘트레이니엄’과 ‘인퍼런시아’를 앞세워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기존 GPU 중심 시장 구조를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엔비디아의 시장 지위가 크게 꺾이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AI 시장 자체의 성장세가 급격하기 때문이다. 가령 점유율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지더라도 시장 규모가 두 배 이상 확대될 경우 전체 매출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엔텔어드바이저에 따르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2930억 달러(약 438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약 16.4%의 성장률이다.

향후 엔비디아의 시장 지위를 위협할 경쟁 업체로는 구글과 AMD, 퀄컴 등이 거론된다. 서버용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자체 AI 칩 TPU를 앞세운 구글과 GPU 기반 AI 반도체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AMD가 주요 경쟁자로 꼽힌다.

자율주행차와 로봇 등 엣지 AI 시장에서는 퀄컴이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된다. 업계 전문가는 “향후에는 NPU 기업들이 그동안 연구개발해온 기술이 본격적으로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시점이 올 것”이라며 “엔비디아와 경쟁할 수 있는 AI 반도체 기업들이 점차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수연 기자 ssu@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