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노사분규 않겠다 선언이라도 해야”…속타는 입점 상인들
노사 구조혁신 공감에도 현장선 “강성노조 불확실성 해소 필요” 지적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 매장에서 영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입점 상인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홈플러스 노조가 새로운 인수자를 찾더라도 노사가 분규를 않겠다는 선언이라도 해 시장 신뢰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최근 주요 생필품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며 매장 방문 수요를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개시 이후 주요 거래처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거래 조건을 강화하면서 일부 납품이 지연되고 매출이 급감하는 등 영업 환경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회사 측은 “회생 절차 이후 거래처들이 거래 조건을 강화하면서 납품이 원활하지 않아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며 “정상적인 영업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홈플러스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유동성 문제다. 회사는 기업회생 절차에서 활용되는 DIP(Debtor-in-Possession) 금융 조달과 함께 슈퍼마켓 사업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추진하며 운영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두 가지 조치가 지연될 경우 정상화는 물론 단기적인 생존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사 역시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은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민주노총 산하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린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긴급 좌담회’에서 “지금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조속히 회사를 정상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구조혁신 회생계획안 추진에 동참하고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역시 회사 정상화 과정에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DIP 대출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노조도 위기 극복을 위해 실질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노란봉투법’ 영향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사는 선을 긋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슈퍼마켓 사업 특성상 직영 인력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원·하청이나 도급 구조가 없다”며 “노란봉투법과의 연관성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불안감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매출 감소와 납품 차질이 이어지면서 매장 내 임대 매장과 협력 상인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홈플러스 입점 상인은 “고객이 줄면 홈플러스와 동반 타격을 받는 것이 입점 매장들”이라며 “회사가 구조혁신을 추진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노사 갈등 가능성이 해결되지 않으면 인수자 찾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유통업계에서도 회생 기업일수록 시장 신뢰 관리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생 절차에서는 작은 변수도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며 “노사가 구조혁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점을 보다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협력사와 상인들의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홈플러스가 가격 경쟁력 유지와 상품 공급 안정 전략을 통해 매장 영업 기반을 지키는 동시에, 노사 협력 기조를 시장에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 정상화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동욱 기자 ea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