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을 새로움으로”…한식, 어디까지 먹어봤니 [전원생활 I 한식, 미식이 되다 ]
이 기사는 전원의 꿈 일구는 생활정보지 월간 ‘전원생활’ 3월호 기사입니다.

한식 명장인 변미자 셰프가 운영하는 이곳은 모든 식재료를 직접 가공한다. 대표적인 예가 조선시대 궁중이나 양반가에서 많이 사용한 전통 발효장, ‘어육장’이다. 메주에 생선·쇠고기· 꿩고기 등 육해공 재료를 넣고 오랜 시간 숙성해 장을 만든다. 이 천연 조미료는 다양한 요리에 활용된다.

륜은 코스의 종류가 다채롭다. 만오·심오·성찬·절찬 네 가지 코스를 제공한다. 가격은 7만5000원에서 15만 원까지 코스에 따라 차이가 있다. 상차림 구성도 다른데, 만오는 전채·해물·고기·진짓상·후식 5종이, 절찬은 전채·작은 주안상·전·증·해물·고기·진짓상·후식 8종이 제공된다.
네 가지 코스 중 절찬은 격조 높은 만찬 코스다. 수란·송이·게살·석이버섯 등을 넣어 다양한 식감을 내고 잣을 갈아 국물을 만든 ‘수란채’, 얇게 저며 특제 장으로 밑간해 구워낸 갈빗살과 송화버섯·아스파라거스·사과구이가 제공되는 ‘한우 갈빗살 모듬 구이’, 직접 만든 토속 된장으로 끓인 ‘된장찌개’ 등이 나온다.

예술적인 요리는 그에 걸맞은 그릇에 담긴다. 설봉 스님을 비롯한 장인들이 빚은 그릇으로 식사의 품격을 더해준다. 공간이 주는 힘도 크다. 감·배 등 유실수가 정원의 풍경을 아름답게 채운다. 현대적으로 해석된 반가 음식을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곳, 용지봉 한식 다이닝 륜이다.
한식당 가온의 수셰프(부주방장)였던 최영 셰프가 운영 중인 파인은 한식 재료에 양식 조리 기술을 접목해 음식을 만든다. 옛것을 본받되 유연하게 변주하고, 새롭게 만들되 근본을 잃지 않는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을 작업의 모토로 삼는다. 또한 지역에서 잊혀가는 향토음식에 주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식사는 런치·디너 코스로 제공된다. 가격은 코스에 따라 1인당 각각 10만 원, 15만 원이다. 구성되는 요리는 계절마다 달라진다. 올 2월 기준, 런치 코스는 감태 등 주전부리로 시작해 쇠고기뭇국·들기름 막국수·채끝 등심·게살 솥밥·군고구마 빙과·입가심(후식)으로 이어졌다. 디너 코스는 여기에 밤죽·갈치구이 등이 추가됐다. 이번 봄 코스에는 양파 빙과, 도다리쑥국 등을 올릴 계획이다.
제공되는 다양한 요리 중 재료의 본질에 집중하는 파인의 철학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들기름 막국수다. 서민의 음식이었던 막국수를 고급스럽게 변주했다. 직접 짠 신선한 들기름으로 당일 제면한 메밀면을 비빈 뒤 김장아찌와 가리비, 관자, 철갑상어알(캐비아) 등을 올린다.

파인은 와인이나 전통주를 판매하지만, 코키지(개인이 가지고 온 주류를 개봉하거나 잔을 제공하는것)는 무료다. 음식과 곁들여 다양한 미식을 경험하라는 일종의 배려다. 모던한 인테리어로 마감한 공간은 단정하고 차분한 인상을 준다. 또 오픈 주방 구조라,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감상할 수 있다. 익숙한 한식을 재해석한 요리를 만나고 재료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경험, 파인에서 가능하다.

두리는 시즈널 다이닝 코스가 중심이다. 가격은 런치·디너 모두 16만 원으로 같다. 각 코스에서는 약 15종의 메뉴를 선보인다. 매번 코스의 요리는 달라진다. 식재료가 가장 맛있을 때 제철마다 새로운 것을 내놓는다. 올 2월에는 한우 육회, 아귀, 오리 등을 활용한 다채로운 음식을 제공했다. 봄 시즌에는 더덕 타르트 타탱(프랑스식 사과파이), 쑥 마카롱을 구상 중이다.
두리의 시그니처 메뉴는 ‘매생이죽’이다. 미역과 매생이를 베이스로 한 부드러운 쌀죽으로, 여기에 레몬 요구르트, 송어알, 그리고 단새우를 참기름에 일주일 동안 재워 만든 새우장이 들어간다. 그 위에 제주 노지 감귤즙을 거품으로 내 올린다.

코스에 제공되는 것 중 ‘오늘의 제로 웨이스트’는 꽤나 독특하다. 사용하고 남은 재료로 새로운 요리를 만든다. 식재료의 모든 부분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취지다. 자투리 버섯으로 만두를 빚거나 남은 고기와 채소를 우려 국물을 내기도 한다. 코스를 경험할 땐 주류를 곁들여도 좋다. 요리에 어울리는 술은 음식의 풍미를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두리의 따뜻한 인테리어와 친근한 분위기 속에서 한 편의 미식 뮤지컬을 경험하는 시간을 보내보자.

온6.5는 단품으로 요리를 제공한다. 인기 메뉴는 김치튀김이다. 절인 배추를 새우젓 넣은 양념으로 버무리는, 김치 담그는 방식에서 영감을 얻은 음식이다. 김치 양념에 버무린 새우살을 백김치와 김으로 말아 튀긴다. 여기에 동치미 국물을 넣어서 굳힌 사워크림과 매콤한 장아찌를 갈아 만든 마요 소스를 함께 곁들인다.
이 외에도 녹진한 성게알과 알싸한 갓김치, 부드러운 크림이 조화로운 ‘성게 김국수’, 매콤한 고추장소스에 쫄깃한 떡, 감칠맛 나는 볶은 묵은지에 치즈 크림소스를 곁들인 ‘김치 떡볶이’ 등 메뉴가 다양하다.

온6.5에는 독특한 김치 요리와 함께 곁들이기 좋은 와인 120여 종과 전통주 10여 종이 있다. 김치와 어울리는 공간적 요소도 이곳의 강점이다. 벽에 흰색부터 붉은색까지 그러데이션해 김치가 익어가는 과정을 나타냈다. 김치 발효에 알맞은 온도를 표현하기 위해 6.5℃에 맞춰진 온도계, 김치를 담글 때 사용되는 재료들을 담은 유리병 등, 김치 관련 소품을 더해 요리에 더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알던 김치를 신선하게, 색다른 시선으로 만나고 싶다면 온6.5를 찾는 게 어떨까.
글 김민선 기자 I 사진 각 식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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