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 "학자금 대출로 투자했다가 70% 잃어"

강민지 2026. 3. 17.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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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생활비 대출로 '빚투' 나서는 대학생들
"친구들에게도 학자금 대출 활용한 투자 추천"
생활비 대출 연체 2021년 192억원 → 2025년 387억원
"학생이 신용 활용해 투자할 경우 감당 어려운 손실 위험"
학자금 대출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인턴기자 = "남들 다 하는 저금리 생활비 대출을 안 쓰면 저만 바보가 되는 기분이 들었어요."

대학생 이모(25) 씨가 생활비 대출금 200만 원에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합쳐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유다.

그는 지난해 여름 동기들이 대출 자금으로 한 투자에서 수백만 원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른바 '빚투'(대출로 투자)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결국 원금의 약 70%를 잃었다. 이씨는 현재 물류센터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출금을 갚고 있다.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 학자금 대출이나 생활비 대출 등 비교적 금리가 낮은 자금을 활용해 주식이나 가상자산 등에 투자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학업 지원 목적의 자금을 투자에 활용하는 것은 제도 취지에 맞지 않음에도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확산하는 추세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대는 상대적으로 위험 선호도가 높아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선호도도 높게 나타난다"며 "레버리지 투자는 변동성이 큰 장에서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하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그 성과를 얻기가 쉽지 않고 손실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학생 강모(23) 씨는 2021년 가상자산 시장이 급등하던 시기 투자에 뛰어들었다.

그는 16일 "SNS와 유튜브에서 젊은 나이에 큰돈을 벌었다는 사례를 접하며 막연한 동경심이 생겼다"며 "군 전역 후 금리가 낮고 상환 기간이 긴 학자금 대출을 하나의 금융 도구로 보고 투자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현금 흐름만 있다면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레버리지라고 판단했다"며 "현재 학자금 대출금을 미국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버리지 투자는 대출이나 차입 등 부채를 활용해 자신의 자본금보다 더 큰 규모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투자 규모를 확대해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또 다른 대학생 조모(21) 씨 역시 학자금 대출을 활용해 투자했다.

그는 "연 1.7% 이자로 학기당 200만 원씩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단순히 예금만 해도 금리 차익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지금은 600만 원을 대출받아 그중 400만 원을 금 관련 자산에 투자했고 약 180만 원의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이어 "친구들에게도 학자금 대출을 활용한 투자를 추천하고 있다"며 "최근 국내 주가 상승과 투자 열풍 때문에 또래 사이에서 이런 방식이 점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투자 열풍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대출은 등록금 대출과 생활비 대출로 나뉘며, 생활비 대출은 주거비·식비·교통비 등 학업 수행에 필요한 생활비를 지원하기 위해 제공된다. 올해 1학기 기준 등록금은 해당 학기 소요액 범위 내에서 대출이 가능하고 생활비 대출은 학기당 최대 200만 원까지 이용할 수 있다.

학자금 생활비 대출 규모와 연체 규모는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실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생활비 대출 공급 규모는 2021년 5천450억 원(25만9천351명)에서 2025년 8천506억 원(29만4천383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 가운데 생활비 대출 연체 규모도 늘어 2021년 192억 원(4천271명)에서 2025년 387억 원(8천126명)으로 확대됐다.

온라인에서도 학자금 대출을 통한 투자가 화제다.

지난 1월 한 네이버 투자 카페에 "연 1.7% 이자로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주식 투자에 활용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글이 올라오자 "뒤도 돌아보지 말고 당장 하세요", "1.7%짜리 대출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땡기는 겁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투자 실패로 대출금을 갚지 못하거나 손실을 떠안는 위험은 간과한 채 포모(FOMO·소외공포)에 휩싸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중동 전쟁 등으로 증시·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빚투'에 나선 학생들이 더 큰 빚을 질 위험성도 커진다.

대학생 김모(24) 씨는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 '저금리 대출은 투자에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글을 보고 학자금 생활비 대출로 받은 200만 원을 주식 투자에 넣었다. 하지만 단기 급등했던 2차전지 관련 종목이 급락하면서 투자금의 절반가량을 잃었다.

김씨는 "대출 이자가 낮아 가볍게 생각했는데 손실이 나니 심리적 부담이 훨씬 크게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취업 준비 중인 박모(26) 씨는 지난해 생활비 대출로 국내 테마주 투자를 시작해 초기에는 몇 차례 단기 매매에서 수익을 냈다. 수익이 이어지자 투자 규모는 점차 커졌고, 카카오뱅크 비상금 대출 300만 원을 추가로 받아 투자금을 늘렸다. 보유 자금과 대출금을 합쳐 약 900만 원을 운용하던 그는 이후 증권사의 신용융자까지 이용해 약 1천500만 원 규모로 주식을 매수했다.

그러나 최근 증시가 급락하자 담보 유지 비율이 무너지면서 보유 주식 일부가 강제로 매도되는 '반대매매'를 겪었다.

박씨는 "결국 대부분의 투자금을 잃어 현재 남은 금액은 수십만 원에 불과하다"며 "저금리 대출이라 가볍게 시작했지만 시장이 흔들리자 그 낮은 금리조차 큰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제작 연합뉴스(챗GPT로 변형)]

강 선임연구위원은 "투자는 기본적으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학생이나 청년층이 대출이나 신용을 활용해 투자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 형성에 접근할 수 있도록 금융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대학에서 1학년 교양 수업을 할 때 학생들에게 대출받아 투자하는 것은 하지 말라고 강조한다"며 "투자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이러한 방식은 요즘처럼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오래 버티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청년층은 산업이나 기업, 경제 상황에 대한 금융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이때 신용융자나 미수거래처럼 레버리지가 들어간 투자를 할 경우 시장이 악화되면 반대매매 등으로 손실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자는 대출이 아닌 여유 자금으로 경험을 쌓으면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minj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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