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던져야 할까요" 산전수전 다 겪은 노경은도 포기했다니…이래서 오타니보다 많이 받나, 도미니카전 뒷이야기 [MD인천]

인천 = 김경현 기자 2026. 3. 17.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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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노경은./인천=김경현 기자

[마이데일리 = 인천 김경현 기자] "뭘 던져야 할지 솔직히 답이 안 나오더라"

노경은(SSG 랜더스)이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도미니카공화국전 뒷이야기를 전했다.

노경은을 포함한 한국 야구 대표팀은 16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한국은 2009년 대회 이후 17년 만에 WBC 본선 역사를 썼다.

1라운드 최종전이 피를 말렸기에 더욱 감동적이었다. 당시 한국은 1승 2패로 호주와 대만(각각 2승 2패)에 모두 밀리고 있었다. 경우의 수는 오직 하나. 호주와의 최종전에서 2실점 이하, 5점 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 했다. 콜드 게임도 허용되지 않았다. 한국은 혈투 끝에 7-2로 승리,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조별리그 한국-호주 경기. 노경은이 2회말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조별리그 한국-호주 경기. 노경은이 3회 무실점 수비를 마치고 기빠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기쁨도 잠시였다. 8강서 '우승 후보' 도미니카공화국을 만났다. 한국은 '세계'와 담대하게 맞섰지만 실력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0-10으로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최선을 다했기에 패배에도 큰 박수를 받았다.

한국을 지탱했던 노경은에게도 도미니카공화국의 벽은 높았다. 이날 노경은은 ⅓이닝 2피안타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능구렁이 피칭도 도미니카공화국의 초호화 라인업을 이겨내지 못했다.

노경은은 귀국과 동시에 홈 SSG 랜더스파크를 찾았다. 루틴대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진행하기 위함. 이에 앞서 잠깐 취재진을 만나 당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조별리그 한국-호주 경기. 노경은이 2회말 2사 호주 퍼킨스의 타구를 직접 잡아 이닝을 마쳤다. 이정후(왼쪽) 기뻐하는 노경은./마이데일리

노경은은 "도미니카공화국전 분한감이 없지 않아 있다. 내려와서 그런 이야기도 했다. 세 살만 어렸어도 더 짜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짜내는 게 여기까지인 것 같다는 이야기도 했다"라면서 "콜드게임까지는 운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콜드게임을 당할 정도의 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 야구가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뭔가 일이 안 풀려서 그런 경기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당시 선수단 분위기는 어땠을까. 노경은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끝난 분위기여서 선수들도 많이 분하고 억울해하고 화가 났다. 그래도 후배들은 앞으로 계속 나가야 한다. '기죽지 말고 다시 준비해서 더 좋은 모습 보이면 된다'라고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그렇고 (류)현진(한화 이글스)이도 그런 말을 해줬다"라고 답했다.

가장 인상적인 선수를 묻자 "개인적으론 후안 소토(뉴욕 메츠)다. 뭘 던져야 할지 솔직히 답이 안 나오더라"라고 했다.

이어 "그래도 던질 게 없어 포크볼을 세 개(실제로는 체인지업-직구-체인지업) 던졌다. 다음 (변화구를) 던지는 것을 저 자신이 받아들일 수 없어서 고개 흔들고 직구를 던졌다"며 "직구 하나 보여주고 다음 체인지업으로 가려고 했는데 거기서 맞았다. 속으로 홈런이 안 돼서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후안 소토./게티이미지코리아

실제로 노경은은 매우 위협적인 타구를 내줬다. 2-1 카운트에서 던진 4구 직구는 바깥쪽 높은 코스로 향했다. 못 던진 공은 아니었다. 그런데 소토가 이를 때려 시속 106.8마일(약 171.9km/h)짜리 안타를 생산했다. 이날 나온 전체 타구 중 네 번째로 빨랐다.

이후 노경은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박영현이 게레로 주니어를 홈으로 들여보내며 노경은의 실점은 2점까지 불어났다.

노경은은 "방망이가 굉장히 가볍게 느껴지더라. 방망이가 빨리 돌아간다. 번개같이 나왔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안 치겠다 생각했는데 갑자기 방망이가 나와서 빵 때리는 느낌"이라고 돌아봤다.

소토가 괜히 '세계 최고액 선수'가 아니다. 소토는 2025시즌을 앞두고 메츠와 15년 7억 6500만 달러(약 1조 1139억원)의 블록버스터 계약을 체결했다. 오타니 쇼헤이와 LA 다저스의 10년 7억 달러(약 1조 429억원)를 뛰어 넘는 사상 최고액 계약이다. 빅리그 '통산' 성적이 타율 0.282 출루율 0.417 장타율 0.531이다. 이대로 커리어를 이어간다면 메이저리그 입성은 확실시되며, 득표율 100%에 도전하게 된다.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조별리그 한국-체코 경기. 노경은이 4회초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그래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선 것은 평생의 자랑거리다. 노경은은 "메이저리그 구장 가서 야구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나중에 은퇴하고 미국에 놀러가면 티켓 사서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개인적인 꿈을 이룬 것 같다. 세계적인 선수들 상대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공을 던졌으니 한 가지 꿈을 이뤘다. 그게 너무 감격스럽다"고 했다.

한편 노경은은 2026 WBC에서 4경기 3⅔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볼넷 2실점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도미니카공화국전을 제외한다면 평균자책점은 2.70까지 내려간다. 류지현 감독은 대회 MVP로 노경은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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