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시니어를 위한 근육 사용 설명서

방민준 2026. 3. 17.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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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골프는 멀리 보내는 즐거움이었다.

시니어의 근육은 절제가 미덕이다.

젊은 날의 골프가 불꽃이라면, 시니어의 골프는 장작불이다.

시니어 골퍼에게 필요한 근육은 과시의 근육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근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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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칼럼과 관련 없는 참고 이미지입니다. 1957년 8월생 베른하르트 랑거(독일)가 2026년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처브 클래식에서 경기하는 모습입니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골프한국] 젊은 날의 골프는 멀리 보내는 즐거움이었다. 그러나 60~70대의 골프는 다르다. 멀리보다 중요한 것은 오래 그리고 다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이 시기의 근육은 커질수록 좋은 게 아니다. 힘을 과시하기보다 몸을 지키는 순서를 알아야 할 때다.



 



둔근, 즉 엉덩이 근육은 골퍼의 가장 든든한 동반자다. 둔근이 살아 있으면 허리가 편안하다. 둔근이 잠들면 허리가 대신 고생한다. 



 



시니어 골퍼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허리 통증이다. 많은 골퍼들이 허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부상 방지를 위해 허리를 쓰지 않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다운스윙 때 엉덩이를 먼저 열 수 있으면 허리는 비틀리지 않고 따라오게 돼있다. 둔근은 스윙의 엔진이자, 허리의 보호막이다.



 



허벅지는 우리 몸의 중심을 지켜주는 기둥이다. 허벅지는 단순한 힘이 아니라 버팀목이다. 체중 이동, 균형 유지, 경사지에서의 안정감 등 모든 것이 허벅지에서 시작된다. 스윙의 난조는 거의 부실한 허벅지 탓이라 생각하면 틀림없다. 특히 허벅지 안쪽 근육이 약해지면 백스윙 때 몸이 오른쪽으로 밀리고 임팩트 때 중심이 무너진다. 나이 들수록 근육은 줄어들지만 하체를 단련하면 스윙의 품위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비거리가 조금 줄어들어도 볼은 여전히 곧게 날려 보낼 수 있다.



 



복근과 옆구리 근육 즉 코어는 힘을 전달하는 통로다. 파워를 만드는 곳이라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허리 근육은 파워를 내는 것이 아니라 힘을 끊기지 않게 연결해 주는 다리다. 코어가 약하면 스윙 중간에 미세한 브레이크가 걸린다. 이 브레이크로 흐름이 끊기면 힘이 전달되지 않고 공도 멀리 가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강한 복근이 아니라 부드러운 안정감이다. 옆구리를 오래 버티는 것보다 균형을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많은 시니어 골퍼들이 허리를 단련하려 애쓴다. 그러나 허리는 강화의 대상이기보다 지켜야 할 구조다. 허리를 직접 쓰는 스윙은 오래가지 못한다. 부상을 초래하기도 쉽다. 둔근과 하체가 먼저 움직이면 허리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돼있다. 시니어 골퍼에게 허리는 엔진이 아니라 조율자다.



 



70대 골퍼의 근력은 '얼마나 강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순서대로 쓰이는가'에 달려 있다. 지면을 딛고, 허벅지가 버티고, 둔근이 회전하고, 코어가 전달하고, 어깨와 팔이 따라가는 흐름이 지켜지면 비거리는 조금 줄어도 스윙의 품격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시니어의 근육은 절제가 미덕이다. 젊은 날의 골프가 불꽃이라면, 시니어의 골프는 장작불이다. 크게 타오르지 않지만 오래 간다. 시니어 골퍼에게 필요한 근육은 과시의 근육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근육이다.



 



하루 10분 엉덩이를 깨우고, 허벅지를 단단히 세우고, 균형을 잡는 연습이면 멋진 시니어골퍼로 머물 수 있다. 스윙은 여전히 부드럽고 공은 여전히 하늘을 가른다. 몸을 아끼는 골퍼만이 오래 골프를 사랑할 수 있다. 그리고 골프를 오래 사랑하는 사람이 진짜 골퍼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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