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운동장, 지역사회 생활체육 공간으로…“설계된 개방 필요”

김세훈 기자 2026. 3. 17.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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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시설은 공공자산…교육권 보호 속 체계적 개방 모델 마련해야”
운동장 등 학교 체육시설의 지역사회 활용 방안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인사들이 박수하며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학교 체육시설은 ‘설계된 개방’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안을섭 대림대학교 스포츠재활학부 교수가 학교 체육시설의 지역사회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정책토론회에서 강조한 말이다.

안 교수는 16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운동장 등 학교 체육시설의 지역사회 활용 방안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학교 체육시설의 지역사회 활용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발표했다.

안 교수는 발제에서 학교 운동장과 체육시설을 단순히 학교 내부의 전용 공간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활용하는 공공 자산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많은 학교 운동장이 수업 시간에는 활용되지만 방과 후나 주말에는 상당 부분 비어 있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지역 주민들은 생활체육 공간 부족을 지속적으로 호소하고 있어 학교시설 개방은 공공자산 활용도를 높이고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 과제”라고 설명했다.

안을섭 대림대학교 스포츠재활학부 교수가 발제를 마친 뒤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안 교수는 학교 체육시설 개방이 가져올 수 있는 사회적 효과도 강조했다. 학교 운동장을 지역사회에 개방하면 주민 건강 증진과 생활체육 활성화는 물론 세대 간 교류 확대와 지역 공동체 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학교가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지역사회 문화·체육 활동의 거점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교시설 개방 정책의 공공적 가치가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안 교수는 학교시설 개방이 무조건적인 개방 방식으로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의 교육권과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학교시설 개방 정책이 지속 가능하려면 이용 시간, 이용 대상, 안전 관리 기준, 시설 관리 방식 등을 체계적으로 설계하는 ‘설계된 개방(Designed Opening)’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설 구조의 문제도 지적했다. 현재 많은 학교 운동장은 축구 중심의 단일 구조로 조성돼 있어 다양한 생활체육 활동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앞으로 학교 운동장을 다양한 종목을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 스포츠 공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운영 측면에서도 현실적인 과제를 짚었다. 학교시설 개방 과정에서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시설 관리 인력 부족과 유지관리 비용 증가 문제다. 따라서 학교만 책임을 떠안는 방식이 아니라 교육청, 지자체, 지역 체육단체 등이 역할을 분담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자 관리와 안전 관리, 시설 유지관리 등 운영 책임을 분산하는 구조가 마련돼야 학교 현장에서 정책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는 측면에서도 학교 체육시설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파크골프와 같은 생활체육 종목은 고령층 참여도가 높지만 전용 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학교 운동장을 이러한 생활체육 활동 공간으로 활용하면 지역 주민 건강 증진과 여가 활동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학교 체육시설 개방은 단순히 운동장을 빌려주는 차원의 정책이 아니라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공공 인프라 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교육과 생활체육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학교시설 활용 모델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윤경 경기도의회 부의장이 좌장으로 토론회를 이끌고 있다.

이어진 정윤경 경기도의회 부의장이 좌장으로 이끈 토론회에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전자영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위원은 “학교시설 개방 정책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예산 지원을 넘어 관리 인력과 책임 구조, 보험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학교와 지자체가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현 경기도시흥교육지원청 재무관리과 관재팀장은 “시흥에서는 학교·시청·체육회·교육지원청이 참여하는 4자 협력 모델을 통해 학교시설 개방을 운영하며, 현재 지역 모든 학교가 개방 협약에 참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심홍숙 군포시파크골프협회장은 “고령화로 생활체육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접근성이 높은 학교 운동장을 지역 주민에게 개방할 필요가 있지만 파크골프 등 이용 종목의 특성을 고려한 안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택천 함께하는스포츠포럼 이사장은 “학교 체육시설을 지역사회 체육·문화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학교장 재량에 의존하는 현행 구조를 넘어 법과 제도를 통해 개방 기준과 운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필엽 경기도교육청 재무관리과 재산관리담당 사무관은 “경기도교육청은 가이드라인 보급, 지자체 협약 확대, 관리 인력 지원과 시설 개선, IoT 기반 무인 개방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학교시설 개방 정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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