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전원 해임’ 與 강경파 주장에, 李 “반격할 명분 왜 주나”

박훈상 기자 2026. 3. 17.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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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檢개혁 강경파 직격] ‘검찰총장 명칭 삭제’ 요구에도
李 “위헌 논란 소지, 이유 납득 안돼”… 與초선 만찬선 “겸손-유용한 개혁을”
정청래 ‘노무현’ 언급하며 개혁 강조… 盧사위 곽상언 “죽음 이용 말라”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충북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3.13 ⓒ 뉴스1
“본질과 괴리된 과도한 선명성 경쟁과 긴요하지 않은 조치 때문에 해체되어야 할 기득 세력이 반격의 명분과 재결집 기회를 가지게 할 필요가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검찰개혁에 대한 일각의 우려는 기우’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집권세력은 언제나 국가와 국민 모두를 위해 모든 국민을 대표하려 노력해야 한다”며 “과잉 때문에 결정적인 개혁 기회를 놓치고 결국 기득권의 귀환을 허용한 역사적 경험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지나친 개혁은 과유불급’이라고 우려한 데 이어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글을 통해 민주당 일부 강경파의 요구를 직접 반박한 것이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이견이 여권 지지층 분화와 결합되면서 갈등이 증폭될 조짐을 보이자 직접 정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李, 與 강경파 주장에 “납득하기 어려워”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SNS에 ‘검찰총장 명칭 변경’, ‘검사 전원 해임 후 선별 재임용’ 등에 대해 “검찰개혁의 핵심과 직접 관련이 없는 것”이라며 “핵심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검사의 수사권을 배제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강경파들은 검찰총장의 명칭을 공소청장으로 바꾸고 검사 전원을 해임한 뒤 선별 절차를 통해 공소청에 재임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사를 수사에서 배제한 만큼 검찰개혁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메시지”라며 “여권 내 혼란을 더는 방치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총장 명칭 변경에 대해 “위헌논란 소지를 남겨 반격할 기회와 명분을 허용할 만큼 검찰총장 명칭을 공소청장으로 굳이 바꾸어야 할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헌법은 검찰사무 총책임자로 검찰총장을 명시하고 있는데 이제 와서 검찰총장을 공소청장으로, 검사를 공소관으로 바꿔야 한다고 하는 것은 과유불급”이라고 지적했다. 검사 전원 해임 후 선별 재임용 주장엔 “재임용 기준도 불명확한 마당에 사조직화 주장 등으로 반격할 여지를 만들어 주면서까지 부담을 떠안을 이유도 분명치 않다”고 못 박았다.

보완수사권 폐지 주장에도 “검찰의 수사권 제한도 중요하지만, 경찰 등 수사기관의 사건 덮기에서 범죄피해자들을 보호하고 부패범죄자들을 규제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보완수사 허용 여부 역시 남용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충분히 논의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강경파가 법적으로 불가능한 검찰총장 명칭 변경, 검사 전원 해임을 요구하면서 지지층을 선동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그런 문제로 본질을 흐리지 말고 원칙대로 진행하라고 교통정리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15일에 이어 이날 민주당 초선 의원 32명을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만찬에서 “국민들의 개혁에 대한 타오르는 열망을 받아 안아서 세상이 유용하고 안정적으로 개혁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집권 여당으로서 겸손, 진중, 치밀하게 행동으로 세상을 잘 바꾸자”고 말했다고 민주당 김기표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초선 의원 만찬에선 “지나친 개혁은 과유불급이 되고 오히려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며 검찰개혁에 대한 당내 이견에 우려를 표명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거론한 정청래-조국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검찰개혁을 입에 올리면 자연스럽게 우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떠오른다”며 “검찰개혁은 여타 다른 개혁과는 질적으로 다른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이 대통령이 이날 “판단 기준은 국민의 눈높이”라고 강조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더 센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민주당 일부 강성 지지층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SNS에 “집권해 보니 이제는 (검찰에) 지나치게 관대한 건 아닌가”라는 유튜버 김어준 씨의 발언을 인용한 보도를 공유했다. 김 씨는 이날 유튜브에서 “또 그런 일(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이 생기면 안 되는데 너무 걱정된다. 걱정 안 해도 되는구나라고 설득되고 싶다”고 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이날 검찰개혁을 강조하며 노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정 대표는 당 회의에서 “검찰개혁을 입에 올리면 자연스럽게 우리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떠오른다”며 “검찰개혁은 70년간 검찰이 무소불위로 휘둘렀던 권력을 민주주의 원칙에 맞게 재배치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조 대표도 “검찰개혁은 노 전 대통령의 ‘검사와의 대화’부터 시작된 민주진보진영 국민의 숙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것도 아니고 노 전 대통령의 정치를 따르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친명(친이재명)계 일각에서도 “지지층의 트라우마를 자극하며 상대를 반개혁 세력으로 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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