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태양광 묶어 관리한다고?..흩어진 발전소 시대

권다희 기자 2026. 3. 17.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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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를 비롯해 에너지안보와 인공지능(AI) 고도화 등 다양한 변수가 에너지 생산·이용·소비의 모든 과정을 급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호남 지역에서는 낮 시간대 태양광 발전이 집중되면서 전력 수요보다 발전량이 많아지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과거 재생에너지가 전력망 운영에서 사실상 '수동적 자원'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전력망 상황에 맞춰 발전량을 조정하며 운영에 참여하는 '능동적 자원'으로 역할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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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에너지리포트]전력 패러다임 바꾸는 분산에너지④재생에너지 준중앙급전제 운영 개시
[편집자주] 기후변화 대응를 비롯해 에너지안보와 인공지능(AI) 고도화 등 다양한 변수가 에너지 생산·이용·소비의 모든 과정을 급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머니투데이가 이같은 변화가 지속가능하게 이뤄지려면 무엇이 필요할지 다양한 주제를 통해 제시해본다.

호남지역 태양광 발전 현황/그래픽=김지영

전력시장 운영 방식도 재생에너지 확대에 맞춰 하나둘씩 바뀌고 있다. 이번 달 호남권에서 시작된 재생에너지 준중앙 급전운영제도(이하 준중앙급전제)가 대표적이다. 전력거래소가 태양광·풍력 발전소, 가상발전소(VPP) 자원을 묶어 전력망 상황에 맞춰 발전량 조정을 요청하면 이에 참여하고 그 대가로 보상을 받는 제도다.
재생에너지, 전력망 운영 주변서 중심으로 한발 더
준중앙급전제는 재생에너지를 단순히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가 아니라 전력망 운영에도 참여하는 설비로 바꾸는 장치라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에는 태양광·풍력이 발전하면 전력망이 이를 최대한 받아주는 방식에 가까웠다면 앞으로는 전력거래소의 신호에 따라 발전량을 조정하고 그 대가를 받는 방식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호남 지역에서는 낮 시간대 태양광 발전이 집중되면서 전력 수요보다 발전량이 많아지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이런 경우 발전량을 강제로 줄이는 출력제어(전력망 안정을 위해 발전량을 제한하는 조치)가 불가피하다. 준중앙급전제는 발전량 예측과 출력 조정이 가능한 자원을 선별해 전력망 운영에 편입함으로써 이같은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이는 재생에너지가 전력망에서 갖는 위상이 높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과거 재생에너지가 전력망 운영에서 사실상 '수동적 자원'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전력망 상황에 맞춰 발전량을 조정하며 운영에 참여하는 '능동적 자원'으로 역할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전력망 운영은 LNG(액화천연가스)·석탄 등 전력거래소가 발전량을 직접 조정할 수 있는 '급전 발전기' 중심으로 이뤄져왔다. 재생에너지도 완전한 급전 대상 설비는 아니지만 점차 이에 준하는 방식으로 전력망 운영에 참여하게 된다는 얘기다.

재생에너지 준중앙 급전운영 제도란/그래픽=이지혜
가상발전소 사업자 역할도 확대
제도 운영 과정에서 VPP 사업자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VPP 사업자는 여러 지역에 흩어진 소규모 태양광·풍력 발전소를 하나의 발전기처럼 묶어 전력시장에 참여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개별 설비 규모가 작은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직접 시장에 참여하기 어려운 만큼 VPP 사업자가 사실상 재생에너지의 '시장 참여 창구' 역할을 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발전량을 얼마나 정확히 예측하고 얼마나 빠르게 조정할 수 있는지가 VPP 사업자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이보다 한단계 진전된 재생에너지 실시간 입찰 시장이 2024년부터 시범 운영되고 있다. 준중앙급전제를 거쳐 이런 시장 구조가 전국으로 확대될 경우 VPP 시장 역시 더욱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준중앙급전제에 참여하는 기업 '해줌'의 노서영 VPP 본부장은 "기존 전력시장이 대형 중앙급전 발전기 중심으로 설계됐다면 앞으로는 수많은 분산자원과 이를 묶는 VPP 사업자에 맞는 운영 체계가 필요하다"며 "전력거래소와 한국전력, 사업자간 소통 구조와 보상 체계를 함께 정비해야 재생에너지 확대와 계통 안정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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