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생명체 기원 찾을 수 있을까 [지금은 우주]

정종오 2026. 3. 17.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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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류구 샘플 분석했더니
약 19km 떨어진 거리에서 촬영한 소행성 류구. [사진=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소행성 류구에서 가져온 샘플에서 지구의 DNA와 RNA에서 발견되는 모든 염기(아데닌, 구아닌, 시토신, 티민, 우라실)가 검출됐다. 지구에 떨어진 소행성(오염 논란)이 아닌 탐사선이 소행성에서 직접 가져온 샘플을 분석한 연구 결과여서 눈길을 끈다.

지구 생명체 기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하나의 이정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논문(논문명: 논문 제목: A complete set of canonical nucleobases in the carbonaceous asteroid (162173) Ryugu)이 17일 새벽 ‘네이처 천문학’에 발표됐다.

일본 연구팀은 탐사선 하야부사 2호 임무로 수집한 류구 샘플 두 개의 성분을 분석했다. 기존에 핵염기가 발견돼 있던 운석(머치슨 운석과 오르괴유 운석), 소행성(베누)에서 가져온 샘플에서 측정한 결과와 비교했다.

하야부사 2호가 2019년 2월 22일 소행성 류구에서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사진=JAXA]

그 결과 핵염기의 상대적 존재량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류구 샘플에는 퓨린 핵염기(아데닌과 구아닌)와 피리미딘 핵염기(시토신, 티민, 우라실)가 거의 비슷한 양으로 존재했다.

반면, 머치슨 운석에는 퓨린 핵염기가 더 많았다. 베누 샘플과 오르괴유 운석 샘플에는 피리미딘 핵염기가 더 풍부하게 함유돼 있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화학적 차이가 각각의 운석이 속한 천체의 서로 다른 화학적, 환경적, 진화적 역사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소행성과 운석 물질에서 핵염기가 검출된 것은 이들이 태양계 전역에 널리 분포돼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탄소질 소행성이 초기 지구의 화학적 구성에 어느 정도 이바지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결론 내렸다.

박윤수 한국천문연구원 은하진화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이번 논문을 두고 “지구 생명체의 기원을 이해하기 위한 대표적 ‘RNA world’ 가설에서는 핵염기와 같은 생명 기원 분자들이 어떤 환경에서 형성되고 공급됐는지가 중요한 단서”라며 “탄소질 운석에서 핵염기가 발견된 바 있는데 운석은 지구 대기, 물, 미생물에 노출된 뒤 오랜 기간 보관된 경우가 많아 지구 환경에 의한 오염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일본항공우주국의 하야부사2 탐사선이 지구 환경에 노출되지 않은 채 직접 채취해 온 소행성 류구 시료에서 DNA와 RNA의 기본 구성요소인 다섯 가지 핵염기(A, G, T, C, U)를 모두 확인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류구 시료에서는 퓨린(Pu)과 피리미딘(Py)의 비율이 약 Pu/Py = 1.1~1.2 정도였다”며 “생명체의 DNA에서는 샤가프(Chargaff)의 규칙에 따라 이 비율이 약 1이어야 하는점, 생명체에서는 티민(thymine)이 선택적으로 사용되는데 류구 샘플에서는 그 구조 이성질체인 6-메틸우라실(6-methyluracil)도 비슷한 양으로 발견된 점으로 미뤄 샘플에서 검출된 핵염기들이 생물학적 과정이 아니라 소행성 형성 당시의 화학 반응을 통해 형성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즉 이는 소행성에서 일어나는 비생물학적 화학 과정만으로도 생명 기원 물질인 핵염기가 생성될 수 있고 탄소질 소행성이 초기 지구에 생명 기원에 필요한 유기 분자를 공급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소행성 류구, 베누(Bennu), 오르괴유(Orgueil)와 머치슨(Murchison) 운석 분석을 토대로 Pu/Py 비율이 암모니아 함유량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도 보였다”며 “태양계 외곽에서 유입된 얼음 물질에 포함된 암모니아가 태양계 내에서 생명 기원 물질이 화학적으로 형성되는 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앞으로는 핵염기 합성과 암모니아 농도 사이의 관계 등 소행성 내부 화학 환경을 재현하는 실험 연구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창근 극지연구소 빙하지권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은 “머치슨(Murchison)과 오르괴유(Orgueil)는 지구에 낙하한 운석으로 각각 CM 콘드라이트, CI 콘드라이트 그룹에 속하고 소행성 류구(Ryugu)와 베누(Bennu) 샘플은 CI 콘드라이트와 광물학적 특징이나 화학 조성이 매우 비슷해 오르괴유 같은 CI 콘드라이트와 같이 비교 분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창근 연구원은 “류구와 베누 시료는 전체 화학 조성 등은 매우 비슷한데 부분적으로는 자세히 보면 전혀 균질하지 않다”며 “매우 적은 양만이 분석에 사용되는 이런 연구에서는 항상 대표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전제했다.

박창근 연구원은 “그럼에도 시료를 직접 분석해서 얻은 데이터에 기반한 이런 연구를 통해 지구 생명체의 기반이 되는 물질들이 지구 외부에서 기원한 것인지, 아니면 내재된 것이었는지에 대한 근원적 질문에 대해 점차 답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까지는 류구와 베누 시료에서 발견되는 유기물이 지구 생명 탄생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얘기할 수 없고 이러한 관련성을 찾는 것이 앞으로 주요한 연구 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우주탐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긴 안목으로 이같은 기초 연구에 대한 지원도 동시에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야부사 2호는 1차(2019년 2월 22일), 2차(2019년 7월 11일)에 걸쳐 소행성 류구에 접근해 암석과 먼지, 소행성 내부(지하) 샘플을 확보한 바 있다.

이어 2020년 12월 6일 하야부사 2호는 소행성 샘플을 지구로 가져온 바 있다. 하야부사 2호는 지구 근접 비행(고도 약 22만km)을 통해 샘플이 담긴 착륙 캡슐을 호주 남부에 투하한 바 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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