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참 어렵다”고 토로한 李대통령…문화 정책·예산 집행에 변화는
취임후 첫 공개 비판 “밑빠진 독 물 붓기”도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문화예술계에 대해 “참 어렵다”고 토로한 것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문화에 대해 지원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국정 지표인 ‘문화강국’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일요일 경상남도 창원시의 창동예술촌 아트센터에서 지역 예술인들과 차담회를 가졌다. 문화계에 따르면 이날 이 대통령은 작심하고 불만 혹은 우려를 쏟아냈다. 그가 말한 것만 해도 ‘정책이 현장까지 내려가지 않는다’ ‘지원금을 중간에서 모두 해 먹는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구조가 튼튼하지 않다. 산소 부족으로 썩어가는 듯하다’ ‘누구와 함께 논의해야 할지 모르겠다’ 등 부정적인 말이 다수다.
취임 후 ‘문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또 오히려 정부의 지원 부족에 대해 방점을 두었던 지금까지와는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이 대통령이 문화예술 구조에 대해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1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화예술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서라도 문화예술 토대를 건강하게 키워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비롯해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예산 증액을 말한 것과도 확연히 차이가 난다.
일부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역 문화예술계를 만난 것은 처음이라는 점을 들어 나름대로 경각심을 주려 했음을 지적하고 있다. 또 큰 기대와 달리 정책 집행이 안되는 점을 우려했을 수도 있다.
문화계에서는 문화예술 및 문화산업 구조에 대한 지속적인 개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음은 지난 15일 이재명 대통령이 발언 전문이다.

<이재명 대통령 15일 발언 전문>
오늘 여기 우리 국토 비서관, 중기 비서관, 문화체육 비서관 세 분도 오셨는데. 제가 문화예술 정책을 챙겨보다가 드는 생각은, ‘아 참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다른 분야들은 신경을 쓰면 일선에 가서 닿아요. 그런데 문화예술 분야는 들어가면 또 쪼개지고 또 들어가면 또 쪼개지고 끝이 없는 것처럼 다종다기하죠. 일률적인 정책을 만들어 집행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정책을 하나 만들어 놓으면 중간쯤에서 멈추고, 어떤 경우에는 부정부패의 수단으로 전락하기도 하고.
제가 지방행정을 하면서, 이렇게 보니까, 예를 들면 창작지원 이런 것을 하잖아요. 그러면 회장들 몇이서 중간에서 해 먹어 버려요. 회원이나 정말로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 닿지 않아요. 예를 들면 한 영역을 하면 거기서 갈라져 나갈 때는 손이 닿지 않아요. 그런 어려움이 있는데, 그것이 문화예술의 특장점이기도 하죠. 다양함, 독창성, 창의성, 자유로움 이런 것이 속성이다 보니, 너무 다종다양해서, 행정적으로 직접 닿기가 참 어렵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결국 위에서 아래로, 이것도 중요한 데, 현장에서부터 주체적인 노력이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이런 것도 있어요. 해주면 다행이고 안 해주면 그만이고, 이런 것도 있어요. 이를테면 산업정책 지원이나 복지정책은 요구가 아주 강해요. 그리고 통일돼 있는 측면도 있어요. 그러나 문화예술 영역은 단결·단합이 잘 안되는 측면도 있고, 그것은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너무 다종다기해서 그렇습니다. 그림 그리는 사람은, 동양, 서양, 서양 중에서도 이거 저거, 그중에서도 누구는 나무 그리는 사람, 누구는 하늘 그리는 사람, 또 막 갈려져 있어요. 정말 어렵더라고요.
대한민국이 문화강국으로 발돋움하고 해외에서도 상당히 선망하기는 한 데, 제가 보기에 문화예술계의 바닥, 밑바탕은 그렇게 튼튼하지 못하다, 심하게 이야기하면 ‘산소 부족으로 썩어가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좀 듭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의 주체적인 노력이 좀 더 필요할 것 같고요, 지원 사업의 규모는, 저희들이 많이 해볼 생각인데요. 그런데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기존의 지원 시스템에 의하면 어쩌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될 수도 있겠다. 자칫 잘못하면 몇몇 사람 배를 불려주는 결과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점도 있는 데. 어쨌든 이번 기회에 여러분도 같이 노력하면 좋겠어요. 이게 막연한 이야기이긴 한 데.
제가 문화예술인하고 간담회를 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해도, 대체 누가 이것을 대표하지. 또 여기 만나면 저쪽은, 우린 왜 안 했어 할 수도 있고. 그렇다고 수천 명 모아서 한꺼번에 할 수도 없고, 그런 어려움이 있습니다. 우리도 노력할 테니까요,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뿌리는 현장의, 일선의 정말 잔뿌리 같은 여러분 문화예술인들의 노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내시고 열심히 하시면, 저희도 할 수 있는 일들을 최대한 찾아보겠습니다. <끝>
최수문 선임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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