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동발 퍼펙트스톰 맞은 울산 산업계

서정혜 기자 2026. 3. 17. 00:1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서정혜 정경부 차장대우

이란과 미국의 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에 휩싸이면서, 울산 산업계에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요 원유 이동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료 수급의 불확실성이 석유화학을 넘어 조선업계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석유화학은 공정 특성상 원유 수급 차질로 업스트림에서 생산량이 감소하면, 다운스트림도 줄줄이 공장 가동률을 줄이고, 생산량을 감축할 수밖에 없어 울산 산단 생산액 급감도 불가피하다.

울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항으로 들어온 원유 6469만153t 중 5479만t이 중동발 물량이다. 울산으로 수입되는 원유의 80% 이상이 중동에서 온 만큼,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하면 액체화물 비중이 높은 울산항의 물동량 감소와도 직결된다.

또 국제 유가가 휘청이고, 국내 수급이 불안정하면 생산비는 물론 물가도 연쇄적으로 오른다. 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원유 가격이 10% 오르면, 국내 제조업 생산비는 0.71% 오르고, 특히 석유제품 산업은 가장 영향을 많이 받아 생산비 증가율이 6.3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정부가 비축유 2246만배럴을 방출하기로 했지만, 시장의 불안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에 더해 울산 산업계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는 석유화학을 넘어 조선업계로 일파만파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선박 건조 작업에서 철판을 가공하거나 절단할 때 특수 가스인 에틸렌을 활용하는데, 에틸렌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의 수입이 중동 전쟁으로 중단되면서 에틸렌 수급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일부 업체의 에틸렌 재고는 불과 2주분에 불과하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개별 기업을 비롯해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정부에 긴급 지원을 요청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국내 재고 물량을 활용하는 것 외에 아직 장기적인 대책은 세우지 못한 상황이다.

경제는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다. 중동 전쟁이 울산 산단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서민 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지금 울산 산업계는 단기적인 버티기를 넘어 치밀한 대비가 필요하다. 울산시와 유관 기관, 기업이 비상체제를 가동한 만큼 보다 세밀하고 유기적인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연쇄적인 악재 속에서도 울산 경제가 글로벌 정세 불안의 파고를 무사히 넘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sjh3783@ksilbo.co.kr

서정혜 정경부 차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