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파리서 6차 무역협상…트럼프·시진핑 회담 안갯속에도 대화 지속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6. 3. 17.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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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파리에서 열린 미중 무역 담판 직후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차관)인 리청강이 기자들과 만났다./AP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 직후 스콧 베선트(왼쪽)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기자와 만났다./AF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이달 말 베이징에서 열릴 가능성이 거론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프랑스 파리에서 이틀간 제6차 고위급 무역 협상을 벌였다. 1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은 이날 회담 직후 “지난 하루 반 동안 중·미 양측이 깊이 있고 솔직하며 건설적인 협상을 진행했다”며 “이번 협상을 통해 일부 의제에서 초기 공감대를 형성했고, 다음 단계에서도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회담 직후 중국과의 대화가 건설적이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중이 농산물, 에너지, 핵심 광물, 투자 등 경제·무역 현안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며 관계를 관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의 관세 유예 조치 연장,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 핵심 광물 공급 문제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청강은 “양측이 관세 수준의 안정성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양국의 무역·투자 촉진을 위한 실무 메커니즘 구축 문제도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무역과 투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무역위원회와 투자위원회를 신설해 교역을 늘리고 투자 현안을 풀어가는 방안을 모색했다는 뜻이다.

홍콩 싱타오일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산 돼지고기·소고기·대두 구매 확대 의사를 밝혔고, 미국 측은 중국의 보잉 항공기 구매 확대와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다만 양측의 이견도 분명히 드러났다. 리청강은 회담 직후, 미국이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중국 등을 상대로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 관련 조사에 착수한 데 대해 미국 측에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방적 조사에 반대하며 관련 조사 진행 상황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이 중간 지점에서 만나기를 바라며, 미국이 약속을 지키기를 바란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0일 연방대법원 판결로 ‘상호관세’가 무효화된 이후 10%의 글로벌 관세를 도입했고, 이를 대체할 관세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자국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중국 등 주요 무역 상대국을 겨냥한 강제노동·과잉생산 제품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회담은 미·중 간 여섯 번째 경제·무역 협상으로, 파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에서 열렸다.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미국 측에서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각각 대표로 참석했다. 지난해 4월부터 무역전쟁을 벌여온 미·중은 5월 스위스 제네바, 6월 영국 런던, 7월 스웨덴 스톡홀름, 9월 스페인 마드리드, 10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잇따라 고위급 무역회담을 열고 쟁점을 조율해왔다.

이번 접촉은 이달 말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사전 정지 작업의 성격이 짙다. 다만 회담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베선트는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지휘를 위해 워싱턴DC에 남아야 한다고 판단할 경우 미·중 정상회담이 미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시점에 외국에 나가는 것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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