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발 딛자 쓰레기섬… 흙 한 움큼에 스티로폼 알갱이 수북

이설화 2026. 3. 1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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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점령한 의암호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 쓰레기 문제가 반복되지만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

이 씨는 "큰 쓰레기는 주우면 되지만 미세 플라스틱은 답이 없다"며 "지자체 차원의 수자원 정화 대책도 필요하고,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정부 차원의 대책도 시급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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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변 곳곳 일상 폐기물 산적
미세 플라스틱화 인체축적 우려
정부·지자체 실질적 대책 시급

플라스틱 점령한 의암호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 쓰레기 문제가 반복되지만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 잘게 쪼개진 플라스틱은 시민들의 취수원인 강과 호수로 유입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시민 이원도(58) 씨와 카누를 타고 찾은 춘천 의암호. 조종면허시험장에서 20분여 노를 저어 도착한 상중도 부근엔 비닐이며 플라스틱 페트병이 수풀 군데군데에 걸려있었다. 수풀 뿐만이 아니다. 인공수초섬으로 사용했던 구조물이 호숫가 가장자리로 떠내려 가면서 쓰레기가 됐다. 그 사이로 오염물 방지망 등 각종 쓰레기가 뒤엉켜 있었다.
▲카누를 타고 도착한 춘천 상중도 부근 강변에서 이원도 씨가 나무를 정리하고 있다. 육지가 아니었지만 키가 작은 나무 사이로 쓰레기가 모이고, 나뭇가지와 쓰레기가 잘게 잘려 쌓이면서 ‘쓰레기섬’이 됐다.

카누를 세운 곳은 발을 디딜 수 있는 ‘육지’였다. 배에서 보이지 않았던 작은 쓰레기가 사방에 나뒹굴었다. 깨진 세면대야부터 녹이 슨 부탄가스, 상품명이 지워진 라면봉지, 먹고 버린 사탕 껍질, 눈에 넣는 점안액까지 모두 낯이 익었다. 매일 같이 쓰는 일상용품이었다.

“육지 같죠? 여기가 쓰레기 섬이에요.” 고개를 들고 양손을 펼쳐보이던 이 씨도 구겨진 자동차 발판 위에 서있었다. 쭈그려 앉은 이 씨가 흙을 한 움큼 퍼올렸다. “흙이 아니예요. 이렇게 스티로폼이 부서져서….” 나뭇가지 잔해와 스티로폼이 반씩 섞여 스티로폼 알갱이를 골라낼 수 없었다. 이 씨는 쓰레기 뭉텅이를 손으로 퍼담았다.
의암호 가장자리에 떠다니고 있는 플라스틱 조각과 스티로폼. 형형색색의 플라스틱이 잘게 쪼개져 물에 부유하고 있었다. 멀리서는 잔가지 정도로 보였지만, 가까이 다가가니 온통 플라스틱 조각 천지였다. 이설화 기자

물과 맞닿은 가장자리도 마찬가지였다. 개구리밥처럼 보였던 부유물은 모두 5㎜도 안 되는 플라스틱 조각이었다. 이곳 쓰레기 섬에서 1분 사이 30여개의 플라스틱 라이터 통을 주웠다. 이 또한 깎이고 부러져 미세 플라스틱이 될 터였다. 이같은 미세 플라스틱은 결국 우리 몸에 닿게 된다. 강원대학교 이진용(지질학과)·박정안(환경공학과) 교수 등이 발표한 논문 ‘미세플라스틱의 대수층 내 분포, 이동 및 예측 모델링에 대한 고찰’에 따르면, 미세 플라스틱은 수생태계에 서식하는 미생물, 어류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인체에 장기간 축적될 경우 염증 반응, 세포 손상 등 건강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 씨는 “큰 쓰레기는 주우면 되지만 미세 플라스틱은 답이 없다”며 “지자체 차원의 수자원 정화 대책도 필요하고,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정부 차원의 대책도 시급하다”고 했다.

춘천시는 의암호 등 하천변 쓰레기 수거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직원 4명이 1.7t급 배 두 대를 타고 부유 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이다. 시 관계자는 “오는 5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다”며 “필요시 추가 활동이 이뤄질 계획”이라고 했다. 이설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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