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길어지는데…"어떤 주식 담을까요?" 전문가 '조언' [분석+]

한경우 2026. 3. 1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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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ed, 12월에야 금리 인하" 전망에 힘 실려
증권가 "高유가·인플레이션에는 에너지·상사 및 자본재 관심"
금리 상승 염두에 둔 보험·은행주 주목 의견도
사진=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이란과 미국 간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증권가에서는 이에 대비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란은 결사 항전 의지를 드러내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로 세계 경제를 인질로 잡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자극되고, 그 결과 시장금리가 오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금리 상승 충격에는 보험과 은행 등 고금리 수혜업종으로, 고(高)유가 장기화 가능성에는 에너지와 상사 및 자본재 업종으로 대비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 전문가 전망을 반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Fed가 오는 18일(현지시간) 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3.75%로 유지할 가능성은 99.2%로 집계돼 있다.

미 기준금리가 현행(연 3.5~3.75%)보다 0.25%포인트 낮아진 연 3.25~3.5%로 결정될 가능성이 가장 높게 나타난 FOMC는 12월로 나타나 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미 Fed가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하할 것이란 공감대가 글로벌 금융투자업계 전반에 퍼져 있었다. 하지만 미국·이란 전쟁이 터지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대폭 후퇴했다.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 주식시장에는 악재다. 이론적인 적정 주가는 해당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을 현재가치로 할인한 값인데, 이때 할인율로 시장금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시장금리가 높으면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의 현재가치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은 인플레이션을 야기한다”며 “보유 자원이 소모되는 속도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전쟁이 대표적인 석유 생산지인 중동에서 발생해 국제 유가 상승을 직접적으로 자극했다. 이란이 글로벌 석유·가스 물동량의 20~25%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근월물 가격은 배럴당 98.71달러로 마감했다. 전쟁이 터지기 전인 지난달 종가(배럴당 67.02달러) 대비 47.28% 상승한 수준이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담처럼 고유가의 고통이 짧게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정상화하는 문제에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이란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르는 걸 준비하라”며 으름장을 놨다. 고유가가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준다는 것을 알고 이를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나라들,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나라들은 해협을 개방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낼 것"이라며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의 군함 파견을 거론하기도 했다. 미군의 힘만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을 정상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동맹에 손을 내민 것이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국제 유가가 빠르게 내려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전쟁 여파로 가동을 멈춘 유전에서 다시 석유를 뽑아내기까지 한두 달의 시간이 필요한 데다, 걸프국들이 자국 안보를 지키기 위해 고유가를 유도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길어질수록 전쟁 이후 유가 수준이 올초의 배럴당 60달러대로 복귀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플레이션이 극심했을 당시와 비교해 고유가 상황이 길어질 경우에 대비해 에너지, 상사 및 자본재, 운송, IT하드웨어, 통신 업종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에너지, 상사 및 자본재, 운송, IT하드웨어 업종은 2021~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국제 유가 상승 측면에서도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추세가 이어졌다. 허 연구원은 “유가 상승에 따라 확대된 비용 부담을 가격에 전가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에너지, 상사 및 자본재, 운송 업종은 유가 변화에 따라 이익이 민감하게 변동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업종은 고유가가 경기를 짓누를 때 방어적인 성격에 따라 주식시장을 웃도는 성과를 낼 수 있는 업종으로 추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연구원은 “금리 상승 충격을 덜 받는 보험과 은행 등 고금리 관련 산업도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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