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상회담 엮어 중국 파병 압박
동맹국에도 “나쁜 미래” 들먹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방중하기 전에 중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여부를 알고 싶다면서 미·중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데 도움을 주지 않는 동맹은 “나쁜 미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하면서 한국·중국을 포함한 “7개국”에 다국적군 참여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은 석유의 90%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하기 때문에 중국이 (미군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 작전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상회담까지 기다리는 것은 너무 늦다. 그전에 알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중국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방문 일정을 연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날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프랑스 파리에서 미·중 정상회담 의제를 논의하기 시작한 이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거론하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했으니 나토가 이를 미국에 갚아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우리는 수천마일 떨어져 있는 우크라이나를 도울 필요가 없었지만 도왔다”면서 “이제 그들(나토)이 우리를 돕는지 보겠다”고 말했다. 호르무즈로 군함을 보내라는 요구가 ‘안보 청구서’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유럽이 걸프 지역의 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수혜자들이 그곳에서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돕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필요한 건 무엇이든 동맹국에 도움 원해” 특수부대 등 지원 요구할 수도
그러면서 자신의 지원 요청을 무시하거나 거부할 경우 “나토의 미래에 매우 나쁜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동맹의 어떤 도움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이라면서 “유럽은 미국보다 훨씬 많은 소해함(기뢰제거함)을 보유하고 있다. 이란 해안에 있는 나쁜 행위자들을 소탕할 사람도 원한다”고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해함뿐 아니라 특수부대나 다른 군사 지원을 원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F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군이 들어가기엔 호르무즈 해협이 아직 위험하다는 평가를 의식한 듯 미국이 지난 2주간 “이란을 완전히 초토화했다. 그들은 호르무즈에서 약간의 문제를 일으키는 것 외엔 남은 것이 없다”면서 “하지만 이 사람들(동맹국)은 수혜자이므로 우리가 그것을 감시하는 것을 도와야 한다. 소수를 감시하려면 많은 사람이 필요한 법”이라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프랑스·일본·한국·영국이 호르무즈에 군함을 보낼 것이라고 했으나 이날은 파병할 국가가 7개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용기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약 7개국에 다국적군 참여를 요구했으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국가들이 참여하는지 묻는 질문에 “말할 수 없다. 긍정적 반응을 보인 국가도 있고 관여하기를 꺼리는 국가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원을 받든 받지 않든 이건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참여 여부를) 기억해둘 것”이라며 거명된 국가들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연기 발언에 대해 “정상외교는 중·미관계에서 대체할 수 없는 전략적 지도 역할을 한다”며 “양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문제와 관련해 계속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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