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실한 폐기물직매립금지, 재생에너지 제도 정비부터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을 금지하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은 2021년 입법 예고되어 2026년부터 시행되었다. 서울·경기·인천 생활폐기물 중 수도권매립지에 반입되던 연간 50만t의 물량이 충청도, 경상도 등지의 소각장에서 위탁 처리되고 있다. 발생지처리원칙이 무너진 데 대한 해당 지역주민과 지자체의 반발이 거세다. 수도권지역의 폐기물소각장의 정비기간에 예외적으로 수도권매립지 반입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직매립금지 정책은 뚝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독일의 사례(TASi)를 보면 2001년 입법 예고되어 2005년 시행되었으니 예고기간은 거의 같다. 독일은 1993년부터 기술적인 측면과 행정적인 측면으로 준비하였다. 기술적으로는 소각시설과 기계적· 생물학적처리시설(MBT)을 확충하여 재생연료(RDF)를 생산할 수 있는 대체처리인프라를 구축하였다. 행정적으로는 소각시설의 에너지회수효율을 의무화하였고, 생활폐기물 중 바이오분율을 재생에너지로 인정하는 제도가 시행되었다. 한국도 껍데기는 유사하게 에너지회수효율 제도를 시행 중이며 재생에너지의 한 항목으로 폐기물에너지(바이오분율)을 적용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으로 독일의 재생폐기물 발전량은 5710 GWh로 전체발전량 51만4560 GWh의 2.1%를 차지하고 있으나 한국의 재생폐기물 발전량은 258GWh로 규모로는 독일의 4.5%에 그치고 있으며 전체 발전량 60만797GWh의 0.4%에 그치고 있다.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발급기준은 재생에너지 정책의 주요 수단이다. 독일은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량에 대하여 모두 1이라는 계수를 적용하고 있는데, 한국의 기준은 재생폐기물에 대하여 0.25∽0.5를 적용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15년 후에 일몰된다. 위 REC제도가 변경된 2021년 이후 생활폐기물 재생에너지 신규시설이 단 한 건도 없다는 것은 한마디로 폐기물에너지를 재생에너지의 범주에서 퇴출하겠다는 정책 의지이다. 자치단체가 운영 중인 소각장에서 생산된 전기도 재생에너지로 등록되지 못하고, 이를 자치단체가 구매하여 Net-Zero를 달성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재생에너지 정책은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전력뿐만이 아니라 온실가스 발생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열에너지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재생폐기물과 바이오매스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원자력과 태양광, 풍력, 수력 등이 열에너지를 공급할 수 없음은 너무나 명확하다. 그리고 대도시에 설치되고 있는 폐기물에너지가 중요한 축을 담당하여야 함에도 이에 대한 정책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재생에너지정책 없이 직매립금지만 강조하여, 모든 자치단체의 부담을 증가시키고 지역 간 갈등만 불러오고 있는 현실을 기후에너지부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부처통합 이전에는, 폐기물 정책은 환경부 재생에너지정책은 산업부로 이원화되어 부처 간 칸막이로 제도 시행이 어렵다고 이유를 댈 수 있었지만, 에너지와 환경이 통합된 이후 국가 온실가스감축이라는 명제를 달성하고 폐기물직매립금지의 혼란을 잠재울 방안은 재생에너지정책을 바로잡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권혁영 영흥화력민관공동조사단 특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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