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공정 노동자 90% “자동화로 일자리 불안”

연윤정 기자 2026. 3. 1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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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연구용역 보고서 … “자동화 도입시 전환교육, 안전기준 정비 필요”

산업용 로봇과 함께 일하는 노동자의 90%가량이 고용 불안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6일 이런 내용의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새로운 유해·위험 요인에 대응한 노동인권 증진 방안 실태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지난해 9월19일~10월31일 2차 전지 및 산업용 로봇 산업 노동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10명 중 9명 "기술변화 교육 충분히 못 받아"

조사 결과, 응답한 노동자의 62%는 로봇 공정 도입에 따른 변화의 영향을 직접 경험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일부 공정에 도입'(46.0%), '대부분 공정에 도입'(13.2%), '전체 공정에 도입'(2.8%) 순으로 응답했다. 반면 '변화가 거의 없다'고 응답한 노동자는 11.2%에 불과했다.

사업장 규모가 클수록 자동화 도입은 더욱 광범위하게 진행됐다. 500명 이상 사업장에서는 절반(49.1%)가량이 이미 일부 공정에 자동화가 도입됐다고 응답했다. 100~300명 사업장은 44.0%, 300~500명 사업장 43.8%가 일부 공정 도입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변화에 따른 새 장비를 다루는 데 필요한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노동자는 10명 중 9명(90.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가끔 있음'(37.2%)에 이어 '자주 있음'(20.0%), '드물게 있음'(22.8%), '매우 자주 있음'(10.8%) 순이었다. '전혀 없음'(9.2%)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자동화로 인해 내 일자리가 줄거나 다른 일로 바뀔 수 있다는 불안을 느낀다"라는 노동자는 90.4%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가끔 있음'(32.0%)이 가장 높았고 '자주 있음'(23.2%), '드물게 있음'(24.8%), '매우 자주 있음'(10.4%) 순이었다, '전혀 없음'은 9.6%에 그쳤다.

사업장 규모가 클수록 교육부족과 고용불안 체감 정도는 낮았다. 집단간 평균비교(5점 만점)를 살펴보면, 100~300명 사업장 노동자의 교육부족 체감은 3.3점, 고용불안은 3.5점, 300~500명 사업장은 각각 3.3점과 3.4점으로 전체 평균(3.0점)을 상회했다. 반면 500명 이상 사업장에서는 교육부족 2.7점, 고용불안 2.5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로봇과 일할 때 '충돌·끼임' 실제 경험 61.2%

로봇과 작업하면서 안전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로봇과 가까이에서 일할 때 충돌이나 끼임 위험을 느낀다"는 노동자는 '드물게 있음'(28.4%), '가끔 있음'(26.8%), '자주 있음'(24.0%), '매우 자주 있음' 22명(8.8%) 등 88%로 나타났다. '전혀 없음' 응답은 12.0%로 집계됐다. 실제 이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61.2%로 절반을 훌쩍 뛰어넘었다.

"로봇 가동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 때문에 피로나 근골격계 부담이 늘었다고 느낀다"는 노동자는 '가끔 있음'(32.0%), '드물게 있음'(29.2%), '자주 있음'(12.8%), '매우 자주 있음'(10.0%) 등 84%였다. '전혀 없음'은 16.0%에 그쳤다.

연구팀은 "상당수 노동자들이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새로운 공정에 투입되거나, 고용과 배치에 대한 불안을 동시에 겪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이는 자동화가 노동을 대체하기보다 통제 강화와 불안정성 확대라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자동화 도입이 곧바로 인력 축소로 연결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동화와 공정 고도화가 추진될 경우, 전환 교육과 직무 이동 경로를 함께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은 자동화 계획을 세우는 단계에서부터 기존 인력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새로 생기거나 고도화되는 직무에 대해 사전 교육과 전환 배치의 기본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산업용 로봇과 AI 기반 설비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산업현장에서의 위험은 더 이상 물리적 충돌이나 기계 오작동만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사람과 로봇이 동일한 작업 공간에서 협업하는 환경이 확대되면서, 로봇의 예측 불가능한 동작이나 공정 변경이 현장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평가하고 관리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의 물리적 위험 중심 안전관리 체계를 넘어, 로봇·AI 기반 공정의 특성을 반영한 안전기준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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