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끌어올린 부품값 ‘한숨’… PC방들 ‘컴컴’
이용자 감소에 업황 위축 상황속
메모리·그래픽카드 가격 급상승
장비교체 부담에 폐업 증가 우려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메모리 램 수요가 몰리면서 PC방 업계의 장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용자 감소로 업황이 위축된 상황에서 핵심 부품 가격까지 오르자 폐업 압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도내 성인·청소년 출입금지 업소를 제외한 일반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소(PC방) 폐업 수는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 698개를 정점으로 이후 매년 300~400개 수준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110개로 줄었다. 같은 기간 개업 수는 대체로 연 60~70개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171개로 개업수가 폐업수를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 그래프 참조

코로나19 시기 급증했던 폐업은 다소 진정되는 흐름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회복 신호로 보긴 어렵다는 분위기다. 올해 들어 도내 PC방 폐업 수는 14개인 반면 신규 창업은 현재까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이는 모바일 게임 확산과 이용자 감소로 PC방 수요 기반이 예전만 못한 데다 최근에는 장비 교체 비용까지 급등하며 신규 창업과 리모델링, 사양 업그레이드 전반의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PC 핵심 부품 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다. 온라인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삼성전자 DDR5-5600(16GB) 메모리 램의 최저가격은 지난해 4월 7만5천510원에서 이날 기준 31만8천380원까지 올랐다. 약 1년 사이 4배 넘게 상승한 것이다.
그래픽카드 가격도 오름세다. 엔비디아 RTX 3060 V2 D6(12GB) 최저가격은 지난해 4월 42만3천160원에서 이날 기준 60만1천800원으로 상승했다. 최신 게임 구동을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사양을 유지해야 하는 PC방 입장에선 메모리와 그래픽카드 가격 상승이 곧바로 투자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현장에선 초기 창업비용은 물론 중간 장비 교체조차 부담이라는 반응이다. 수원의 한 PC방 점주 A씨는 “과거에는 100석 기준 창업 비용이 3억~4억원 선이었지만 최근에는 5억원 이상을 기본으로 봐야 한다”며 “요즘 손님들은 대부분 고사양 PC 수준을 원하기 때문에 이에 맞추려면 비용이 들더라도 장비를 갖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정권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경기동부지회장은 “PC 부품 대부분이 수입품인데 환율까지 올라 최근 가격 상승 체감이 더 크다”며 “이 때문에 리모델링이나 장비 교체를 계획했던 업주들도 투자 시기를 미루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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