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울 것 같더니... 두쫀쿠 결국
불황 속 ‘즉각적 행복’ 소비... 반짝 유행 키워
자영업자 쏠림과 폐업... 초단기 트렌드의 그림자
빠른 유행이 남긴 과제, 지속 가능한 소비는 가능한가

이 초단기 유행은 단순 디저트 트렌드를 넘어 한국 소비문화의 단면을 드러내며, 왜 유행이 이렇게 빨리 식어버리는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두쫀쿠, 즉 두바이 쫀득 쿠키는 2024년 글로벌 SNS에서 시작된 두바이 초콜릿 열풍의 한국 버전이다. 두바이 초콜릿은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크런치한 너츠를 바삭한 초콜릿 껍질에 가둔 독특한 식감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한국에서는 이 바삭함에 전통적인 쫀득한 마시멜로나 찹쌀 반죽을 결합해 ‘두쫀쿠’로 재탄생시켰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인스타그램과 TikTok에서 인증샷이 폭발적으로 퍼지며, 연말까지 디저트 시장을 점령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두바이 쫀득 쿠키’ 검색량은 2025년 12월 정점을 찍었고, 편의점 CU의 두바이 초콜릿 디저트는 출시 일주일 만에 10만 개 판매로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GS25도 두바이 머핀과 초코볼로 매출 2배 증가를 기록하며 트렌드에 편승했다.
이 열풍의 배경에는 SNS의 초고속 확산 메커니즘이 있다. 지난해 한국의 20~30대는 일상에서 ‘인증 소비’를 통해 소외감을 해소한다. 두쫀쿠는 바삭+쫀득의 환상적 대비로 시각적·감각적 쾌감을 주며, ‘지금 먹지 않으면 못 먹는다’는 FOMO(Fear Of Missing Out)를 자극했다. ‘두쫀쿠 지도’ 앱까지 등장해 실시간 재고를 공유할 정도였다.
글로벌 미디어 뉴욕타임스(NYT)조차 올해 2월 한국의 이 현상을 ‘단명 유행 디저트’ 사례로 보도하며 주목했다. 배경은 장기 불황 속에서 저비용·고흥미의 간식 욕구가 폭발한 데 있다. 경제 불안 속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에도 ‘즉각적 행복’을 추구하며 유행에 몰입한다.
그러나 올해 1월 말부터 급변했다. 포털 검색량은 1월 중순 최고치 후 17일 만에 반토막 났고, 2월 말 카페 앞 줄은 사라졌다. 매장 판매도 70% 이상 줄었고, 원재료 피스타치오 가격마저 하락세다.
이는 탕후루(2023~2024), 뚱카롱(2018~2019), 소금빵 등 한국 디저트 유행의 전형적 패턴이다. 탕후루는 전국 전문점 난립 후 폐업률 98%를 기록했다. 두쫀쿠도 마찬가지로, 초기 오픈런 후 포화 상태로 소비자 피로가 쌓였다.
이 현상의 의미는 소비문화의 구조적 변화를 가리킨다. 먼저, SNS 알고리즘의 가속화다. 작년 이후 TikTok과 인스타의 추천 시스템은 유사 콘텐츠를 폭발적으로 노출시켜 검색량을 단기간에 피크로 올리지만, 과포화로 빠르게 피로를 유발한다.
또한 ‘반짝 소비’의 심리다. 한국 젊은 세대는 장기 불황(2025년 GDP 성장률 1.8% 예상) 속에서 유행을 통해 일시적 연결감을 느끼지만, 다음 트렌드로 즉시 이동한다. 이는 ‘유행 중독’으로, 소외 공포를 달래는 도피적 소비 패턴이다.
자영업자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두쫀쿠 전문 카페는 열풍 직후 창업 붐을 일으켰으나, 지금은 재고 부담과 매출 급감으로 문 닫는 곳이 속출한다. 전문가들은 “유행 주기가 1~2개월로 짧아진 국내 디저트 시장에서 지속 가능 경영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편의점처럼 대형 유통사는 빠르게 PB상품으로 대응해 이익을 챙기지만, 소상공인은 피해자다. 이는 2025년 이후 한국 자영업 폐업률(연 90만 건) 상승과 맞물려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다.
나아가 이 초단기 유행은 콘텐츠 경제의 축소판이다. 2026년 현재, 홈베이킹 레시피와 리뷰 콘텐츠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본질적 가치는 바닥났다.
소비자들은 ‘로컬 재해석’(글로벌 두바이 초콜릿을 한국 쫀득으로 변형)으로 자부심을 느꼈으나, 그것이 지속되지 않는 이유는 깊은 문화적 공백 때문이다. 한국 디저트 시장은 2025년 5조 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80%가 SNS 주도 반짝 트렌드에 의존한다.
결과적으로 두쫀쿠 열풍은 사그라들었으며, 이는 ‘빨리 식는 유행’의 상징이 됐다. 배경은 디지털 플랫폼의 힘, 의미는 불안한 시대의 단기 쾌락 추구와 자영업 취약성이라는 평가다. 다음 유행이 무엇일지 모르지만, 이 패턴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업계가 ‘지속 가능 트렌드’를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두쫀쿠는 사라졌지만, 남긴 교훈은 작지 않다는 시각이 보편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