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9만호 vs 1675호… ‘따로국밥’식 빈집 통계에 대책도 겉돈다 [심층기획-2026 빈집 리포트]
기관별 조사 기준·대상·시점 달라
경기지역 빈집 수 최대 172배 差
전국 빈집 통계도 ‘159만 vs 7만’
같은 지역 다른 숫자에 정책 한계
“조사 부실하면 어떤 대책도 失效”
부처 간 역할 조정·제도 정비 시급
일본 5년마다 국가 주도 통합 조사
“정확한 데이터가 혈세 낭비 방지
대안은 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
빈집 정비 통합 관리체계 구축을”
‘28만8631호 vs 1675호.’

빈집 현황 파악이 조사 주체마다 제각각인 것은 빈집의 정의와 조사 시점,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가 공표하는 주택총조사는 조사 시점인 매년 11월1일 기준으로 사람이 살지 않은 주택을 빈집으로 본다. 매매나 임대, 이사 등으로 일시적으로 빈 주택도 빈집으로 본다는 얘기다. 미분양 주택과 공공 임대주택도 빈집에 해당한다. 반면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등에 근거해 실시하는 지자체 빈집 실태조사는 빈집을 1년 이상 거주하지 않은 주택으로 규정한다. 미분양이나 공공 임대주택은 포함되지 않는다. 국가데이터처보다 빈집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현재 사용되는 빈집 통계는 크게 세 가지다. 국가데이터처의 주택총조사, 지자체 빈집 실태조사, 빈집정비 태스크포스(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의 행정조사다.
하지만 기관별 빈집 통계는 큰 차이를 보인다. 국가데이터처가 공표한 주택총조사(2024년 기준)에 따르면 전국의 빈집은 159만9086호다. 반면 정부가 2025년 5월 발표한 빈집정비 TF 조사 결과에서 전국 빈집은 13만4009호로 집계됐다. 17개 시·도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빈집 실태조사에서 전국 빈집은 7만1228호뿐이다. 지자체별 자체 조사 수치가 국가데이터처 통계와 약 22배, TF 조사와는 약 1.9배 차이가 나는 셈이다.
지역별 격차도 두드러졌다. 지자체 자체 조사와 국가데이터처 통계 격차가 큰 곳은 경기, 광주, 서울, 제주 등 순이었다. 빈집정비 TF가 시·군·구 공무원, 이·통장과 협업해 진행한 행정조사와 비교해도 차이가 큰 지역이 적지 않았다. 경기도가 4배로 TF 조사와 가장 큰 격차를 보였고, 이어 대전(3.11배), 전북(2.95배), 경북(2.44배), 서울(2.27배) 등도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반면 1배 미만으로 격차가 거의 없는 곳은 울산과 제주 두 곳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빈집 통계를 현행화하는 과정에서 추가·제외되는 물량이 있다 보니 조사 시점이나 기준이 다르면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2월31일 기준 경기 도시 지역 빈집 통계는 2644호이고, 농어촌 지역은 아직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며 “올해 진행 중인 행정조사 결과가 나오면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사 시점도 제각각이다. 지자체장이 지역 내 빈집 정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하는 만큼 전국 동시 조사가 아니라 필요에 따라 진행한다. 실제 2025년 4월 기준 정부에 제출된 자료를 보면 서울시는 2023년 7∼10월, 부산시는 2024년 6월∼2025년 2월 조사를 진행하는 등 시점이 달랐다.
반면 빈집정부 TF 조사는 2024년 10∼12월 전국 단위로 실시됐다. 조사 대상은 지자체 빈집 실태조사와 유사하게 도시는 1년 이상 비어 있는 주택, 농어촌은 1년 이상 비어 있는 주택·건축물로 설정했다.

대안으로는 정부 차원의 기본계획 수립과 통합 관리 체계 구축이 거론된다. 지자체 조사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한 만큼,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사례가 거론된다. 일본 총무성 통계국은 5년마다 ‘주택·토지 통계조사’를 통해 전국의 빈집 현황을 조사한다. 조사 시점에 거주 세대가 없는 주택, 일시 사용 주택, 2차 주택, 건축 중 주택 등이 대상이다. 또 ‘빈집 등 대책 추진에 관한 특별조치법’ 등에 따라 국가가 기본 지침을 마련하고, 기초지자체인 시정촌이 대책계획을 수립한다. 광역지자체인 도도부현은 시정촌에 필요한 지원을 한다. 조사 기준과 관리 주체가 분절된 한국과는 차이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등 해외 사례를 적극 참고해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을 명확히 나누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를 위해서는 국토부와 행안부 등 관계 부처 간 역할 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 조사관은 “이제 빈집은 지방에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 문제”라며 “통계 주기와 방식을 통일하고, 국가와 지방의 책무를 명확히 나누는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조사관은 이어 “현행법에 따라 자치단체장이 수립하는 빈집정비계획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도시·지역 차원의 상위 계획이 필요하다”며 “또 지자체에서 빈집 정비 사업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예산 지원 등의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 차원의 통합 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전용기 의원은 “핵심은 국가 차원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세워, 지자체가 현장 실태를 꼼꼼히 보고할 수 있는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현장의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혈세 낭비를 막고 지역 형편에 꼭 맞는 실질적인 빈집 정비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세희 기자 saehee0127@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3억 빚 정리 후 작은 월세방이 내겐 우주”…김혜수·한소희의 ‘용기’
- 보일러 없던 월세방서 ‘2000억’…배용준, 욘사마 버리고 ‘투자 거물’ 됐다
- “45만 월세의 반란” 박군, 30억 연금 던지고 ‘15억 등기부’ 찍었다
- [단독] “한번만 봐주세요” 승무원 찍던 30대男…유니폼이 표적 됐다
- ‘시속182㎞ 음주’ 유명 가수 징역형 구형…테이저건 맞고도 ‘멀쩡’ 폭행범 제압 [금주의 사
- 냉동실에 오래 둔 고기 하얗게 변했다면 먹어도 될까
- ‘200배 수익설’ 이제훈, 부동산 대신 스타트업 투자한 이유
- 정비공 출신·국가대표 꿈꾸던 소년이 톱배우로…원빈·송중기의 반전 과거
- “언니 변호사, 동생 의사” 로제·송중기 무서운 ‘집안 내력’ 보니
- “포르쉐 팔고 모닝 탄다… 훨씬 편해”…은혁·신혜선·경수진이 경차 타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