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심 깊어지는 7개국… 中, 정상회담 볼모에도 사실상 파견 거절
中, 美 요청 질문엔 “추가 정보 없다”
정상회담과 관련 “계속 소통 유지”
英 총리 “나토 임무 아냐” 확답 피해
日·佛 등도 특별한 입장은 안 밝혀
사실상 ‘완곡한 거절’ 분석도 나와
濠·獨, 선제적으로 군사 개입 거부
전문가 “선박 보호는 매우 큰 도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을 석유 수입 경로로 이용하는 7개국에 대해 해협 안전보장 활동 참여를 연일 요구하고 나서며 해당 국가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이 각국과 잇따라 소통하고 있지만 대부분 이란 전쟁 추이를 지켜보며 신중한 접근을 하려는 모습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 “여러 국가의 군함으로 해협을 채우는 것은 안보 확보가 아니라 오히려 분쟁의 불씨를 만들 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정면 비판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6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미국으로부터 호르무즈해협 선박 호위에 대해 “아직 요구받지 않았다”며 “일본 법의 범위 내에서 일본 관련 선박과 선원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프랑스는 자국과 역내 파트너들의 자산을 보호하고 항행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엄격하게 방어적인 틀 안에서 행동하고 있다”며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가능한 한 빨리 복원해야 한다”고만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받은 국가들의 이 같은 반응은 사실상 완곡한 거절에 가깝다는 평가다. 군함을 파견했다가 자칫 이란의 공격 표적이 될 경우 전쟁에 자국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깊숙이 끌려갈 수 있다. 이란 전쟁이 전 세계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 연합에 참여할 경우 외교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에 선제적으로 군사 개입 거부 의사를 밝힌 나라도 있다. 캐서린 킹 호주 교통부 장관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우리는 호르무즈해협에 배(군함)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으로부터 호위 참가를) 요청받지 않았고 기여하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도 호르무즈 군사작전과 관련해 “즉각적인 필요성이 없다. 무엇보다 독일이 참여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의 봉쇄를 해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를 실행하려면 지상군을 포함한 상당한 군사력 투입과 장기 작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상전을 감행할 경우 해병대를 필두로 한 미군 정예 병력이 남부 해안가에 상륙해 드론·미사일 발사대를 파괴하는 작전에 나설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최근 일본에 배치돼 있던 제31해병원정대 등 2500여명을 중동으로 이동 배치한 것이 주목받고 있다. 지정학·안보 분석가인 마이클 호로위츠는 “선박을 보호하는 것은 매우 큰 도박”이라며 “매우 좁은 해협에 군사 자산을 배치하게 되는데 이는 이란에 근거리 공격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필웅 기자,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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