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만 비쳐도”…광역의원 ‘출결 시스템’ 개선 목소리 커
출석률 90% 이상에도 불합리성 지적
홈페이지 공개 6곳 그쳐…지선 공천서 철저한 검증 요구
(시사저널=김성영 영남본부 기자)

얼굴만 살짝 비쳤을 뿐인데 본회의 출석으로 인정되는 현행 광역의회 의원들의 출결 심사 시스템을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불합리한 출결시스템 때문에 전국 광역의회 의원 출석률이 대부분 90%대를 넘어섰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행 시스템 속에서도 본회의나 상임위원회 출석률이 90%대를 밑도는 의원들이 나오면서 6·3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을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행정안전부 권고에도 의정활동 기본정보인 출석률의 홈페이지 공개를 이행하고 있는 광역의회는 단 6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경실련에 따르면 전국 17개 광역의회의 본회의 평균 출석률은 96.21%, 상임위 평균 출석률은 95.61%로 나타났다. 이에 경실련은 "이는 단 1분만 회의장에 머물러도 출석으로 인정하는 현행 출결 심사 시스템의 근본적인 한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의회에서는 의원들의 실적을 위해 조직적으로 출결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구심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시스템 속에서도 경상북도의회의 출석률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데다, 대구시의회의 경우 출석률 홈페이지 공개가 미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경기도의회(92.10%)와 충청남도의회(95.71%), 경상북도의회(95.86%) 등의 본회의 출석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임위 출석률 기준으로는 경기도의회(92.69%)와 전라남도의회(93.62%), 경북도의회(93.99%) 등이 하위권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도의회는 본회의와 상임위 모두 전국 최저 수준의 출석률을 보였다.
본회의 출석률이 90% 미만인 의원은 총 39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상임위 출석률이 90% 미만인 의원은 4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본회의 출석률이 80% 미만인 의원은 15명, 상임위 출석률이 80% 미만인 의원은 17명인 것으로 나왔다. 70%에도 미치지 못하는 의원은 본회의 5명, 상임위 7명으로 확인됐다. 현행 시스템을 고려할 때 출석률 90% 미만은 사실상 의정활동을 소홀히 한 수준으로 봐야 한다는 게 경실련의 입장이다.
본회의 출석률은 인천·서울·경기도의회에서 저조한 성적을 낸 의원이 가장 많았다. 인천시의회의 경우는 본회의 출석률 90% 미만 의원이 4명(재적의 10%), 서울시의회의 경우 10명(재적의 9.09%), 경기도의회의 경우 14명(재적의 9.03%)에 달했다. 상임위 출석률은 경기도·충남·전남도의회 순으로 결석 의원 비중이 높았다. 경기도의회의 상임위 출석률 90% 미만 의원은 15명(재적의 9.68%), 충남도의회 4명(재적의 8.7%), 전남도의회 5명(재적의 8.33%) 순이었다. 반면 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세종특별자치시의회 등 일부 광역의회에서는 본회의와 상임위 모두 출석률 90% 미만 의원이 단 한 명도 확인되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
본회의 및 상임위 출석률 공개가 매우 부실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행안부는 지난 2025년 6월30일 주민 알권리 보장과 지방의회 의정활동 투명성 강화를 위해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의정활동 정보 항목을 기존 8개에서 27개로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해당 정보를 '내고장알리미'나 각 지방의회 홈페이지에 주민이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했지만 홈페이지에 기본적인 출석률 정보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게 경실련의 설명이다.
조사 결과 의원별 출석률을 홈페이지에 공개한 의회는 서울·부산·인천·대전·울산·충북도의회 등 6곳에 그쳤다. 대구(본회의 한정)·강원·세종·경남·제주도의회 등 5곳은 회의별 합산 통계만 공개해 의원별 출석률 파악이 어렵게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광주·경기·충남·전북·전남·경북도의회 등 6곳은 아예 공개하고 있지 않았다.
경실련은 "지방의회 의원은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공직자로서 성실하게 의정활동을 수행할 무거운 책임이 있지만 현 광역의회 출결 시스템이 의원의 성실성을 실질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면서 "각 의회는 조례 개정을 통해 홈페이지에 의원별 출석률을 상시 공개해야 하며 '잠깐 얼굴만 비춰도 출석이 인정되는' 현행 시스템을 회의 전 과정을 반영하는 실질적인 재석 확인 시스템으로 즉각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청가(사유가 있는 결석)를 포함할 경우 출석률이 100%에 수렴하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타파해야 하며, 이를 위해 엄격한 청가 심사기준을 마련하고 그 사유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각 정당은 다가오는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이러한 의정활동 성실성을 핵심적인 평가 기준으로 삼아 부적격 후보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17개 광역의회 재적 의원 868명이 대상이었다. 조사 기간은 2022년 7월1일부터 2025년 12월31일까지다. 데이터 조사는 기본적으로 각 광역의회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공개받은 출결 자료 등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상임위 출결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전남도의회와 일부만 공개한 경기도의회의 경우는 각 의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회의록과 출결 자료를 직접 전수 조사했다. 청가를 제외한 실제 출석 기준으로 데이터를 정리했으며, 본회의와 상임위 출석률을 각각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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