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느림보 한강버스’ 알고도 “출퇴근용” 사업 강행했다

장예지 기자 2026. 3. 1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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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감사 결과
“경제성도 없어”
감사원이 한강버스 및 여의도 선착장 조성사업 감사 결과를 공개한 16일 한강버스가 서울 여의도 한강버스 선착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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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역점 사업인 한강버스 선박들이 당초 발표했던 속도보다 느려 출퇴근 편의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는 사업 초기부터 이를 알고도 ‘출퇴근 버스’라고 홍보하며 사업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2024년 11월 국회 요구로 착수한 ‘한강버스 및 여의도 선착장 조성사업’ 감사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는 당초 출퇴근 목적을 위해서는 한강버스 운항 속도가 20노트는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민간 사업자는 2023년 12월 운항 속도가 15.6노트로 예상된다고 서울시에 보고했다. 다만 배 모양을 바꾸면 1∼2노트 정도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연료비가 더 들어 편익이 떨어진다는 의견을 냈다. 이후 서울시는 배 모양을 바꾼다고 속도 향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보고를 받고도, 17노트(시속 31.5㎞) 정도는 낼 수 있다며 이를 기준으로 운항 계획(마곡∼잠실, 급행 54분·일반 75분)을 세우고 언론에 알리는 등 사업을 강행했다.

감사원이 직접 측정하고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 시뮬레이션을 의뢰한 한강버스 운항 속도는 12∼16노트(급행 64∼85분, 일반 78∼100분)에 그쳤다. 감사원은 “시민 출퇴근 편의성 향상이라는 사업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감사원은 또 서울시가 한강버스 경제성을 분석할 때는 총사업비에서 선박 구입비 등을 뺀 반면, 사업 편익을 산정할 때는 선박을 포함시키는 등 관련 법규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총사업비가 적게 잡히면 경제성이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방재정법 등에 따라 총사업비가 500억원을 넘는 사업은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 등을 거쳐야 한다. 서울시는 민간 사업자가 부담하는 선박 구입비와 선착장 상부시설 건설비 등을 빼고 총사업비를 212억원(선착장 하부시설 건설비)으로 산정해 이 절차를 피했다. 실제 총사업비는 1542억원(2024년 12월 기준)이었다.

서울시는 “민간자본은 총사업비에서 제외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지만, 감사원은 행정안전부의 타당성 조사 규정 등을 근거로 “선박 도입은 한강버스 사업과 별개로 볼 수 없는 하나의 사업이므로 이를 포함해 경제성 분석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2015년 한강버스와 유사한 사업을 추진하며 민간 부담 선박 구입비도 총사업비에 포함해 경제성 분석을 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민간 부담분을 포함하면 한강버스 사업은 경제성이 없다고 감사원은 덧붙였다. 다만 감사원은 서울시가 선박 계약 과정에 특정 업체에 과도한 특혜를 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날 감사원은 총사업비 산정 절차 등을 위반한 오세훈 시장에게 주의 조치를, 서울시에는 선박 속도를 감안해 운항 소요시간 등을 조정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감사 결과를 수용하고 지적 사항을 신속히 보완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선박을 인도한 이후에야 정확한 선박 속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민간 주도로 내수면에서 수상교통사업을 추진한 전례가 없어 철도·공항 등 지침을 참고해 선박 구입 비용을 제외했다”고 밝혔다.

앞서 감사원은 감사 과정에서 서울시로부터 이런 해명을 들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감사원은 “서울시는 공항을 건설할 때는 항공기 구입 비용을 제외한다는 이유를 들지만, 그 이유는 이미 존재하는 항공기가 새로 건설되는 공항을 이용하기 때문에 제외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강버스 사업은 ‘선착장 건설-선박 구입’이 하나의 패키지인 만큼, 공항지침을 따라 선박 구입 비용을 경제성 분석에서 뺐다는 서울시 해명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 등 예비타당성 조사 기관들도 감사원에 “민-관의 비용 분담 여부는 경제성 분석에 고려 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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