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시간 배달앱도 중지해야"…'10년에 1번' 폭염중대경보 6월 첫시행

올해 6월부터 국가 재난급 특보인 폭염중대경보가 처음 시행되면서 실질적인 국민 행동 변화를 유도하고 안전을 확보하려면 제도적인 강제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황승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위기 시대, 국민 생명 보호를 위한 폭염중대경보 및 열대야주의보 신설 정책토론회'에서 "폭염중대경보에 전국 민방위훈련 수준의 강제력이 필요하다"며 "낮 시간대에 배달앱이 중지되는 수준의 불편함을 감내하도록 훈련이 이뤄지지 않으면 별다른 차별점이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 설문조사 결과 즉시 행동수칙이 적용되는 현행 폭염경보 발령 시에도 아무런 행동 변화가 없는 국민이 71.8%에 달하는 상황이다. 특보 자체에 대한 경각심이 많이 저하됐다는 평가다. 법적인 강제력이 있어야 국민들의 행동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이 올해 새로 도입하는 폭염중대경보는 폭염으로 사망 등 중대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극단적 고온이 예상될 때 발표되는 최상위 단계 특보다. 체감온도 35℃ 이상이 2일 관측된 지역에서 일 최고 체감온도가 38℃ 또는 일 최고기온이 39℃ 이상이 하루 이상 예상될 때 발표된다.
김성묵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필요할 때만 발령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폭염중대경보는 생명을 위협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0년 실제 기온 기반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폭염중대경보는 10년에 한 번꼴로 드물게 발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대구경북 등 일부 지역은 최대 3회까지 발효가 예상된다.
열대야주의보도 새롭게 도입했다. 기존 열대야 기준은 폭염주의보 기준 이상인 지역에서 밤 최저기온 25℃ 이상이 하루 이상 예상될 때다. 열대야로 수면이 부족해지고 회복력이 저하되면서 취약계층의 온열질환 피해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기상청은 지역에 따라 열대야주의보 발표 기준을 차등 적용한다. 내륙 또는 인구 30만명 미만 도시는 25℃ 유지, 해안 또는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는 26℃ 등 실제 온열환자지수가 지역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반영했다. 열대야주의보는 최근 10년 기준 연평균 5.4일 발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토의에서는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전형적으로 반복 발생하는 농촌 지역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효철 한국농수산대 교수는 "농민들은 날씨가 뜨겁다고 붙잡아도 새벽에 나가 오후 내내 일하다가 3시쯤 쓰러져 다음날 아침 발견되는 게 전형적인 케이스"라며 "온도로만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농업인, 농촌과 같이 직업과 지역에 따른 경고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도심 건널목 양 끝에 300만원짜리 그늘막이 설치되는데 농업인은 10만원짜리 가림막을 사비로 산다"며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는 횡단보도에 그늘막을 세우는 게 맞는지, 사망자가 나오는 곳에 예산을 투입하는 게 맞는지 차근차근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코호트 등을 구성해 정책 효과에 대한 10년 이상 장기적인 연구도 뒤따라야 한다고 봤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신규 특보체계 도입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극단적 더위에 대한 위험 변별력이 강화되고 야간 고온에 대해 국민과 관계기관이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폭염경보 단계 역시 중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즉시 행동'단계에 해당하므로 폭염경보 발효 시에도 물·그늘·휴식 기본수칙을 즉시 실천하고 야외활동을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폭염중대경보는 6월 1일부터 1단계 시범 운영 예정이다. 날씨누리집 폭염특화 페이지, 긴급 자막방송으로 확인 가능하다. 기상청 날씨누리 홈페이지에 점멸 배너도 운영 예정이다. 기상청은 이후 예방 효과와 기준의 적절성을 검토해 2027년 정규 운영을 결정한다.

[이병구 기자,문혜원 인턴기자 2bottle9@donga.com,m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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