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이 일상이 되는 도시”…김천, 평생학습도시로 도약

홍석천 2026. 3. 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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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교육 거버넌스 재정비·마을부터 직장까지 배움터 확대

[김천(경북)=이데일리 홍석천 기자] “배움에는 나이가 없습니다.”

경북 김천시 평생교육원 강의실 한쪽에서는 은퇴 후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신중년들이 토론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고, 다른 강의실에서는 컴퓨터 자격증을 준비하는 장애인 학습자들의 키보드 소리가 분주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저녁 시간이 가까워지자 직장인들이 하나둘 강의실로 들어서며 평생교육원은 또 다른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김천시가 시민 누구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평생학습도시’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교육 인프라를 확대하고 시민 참여형 학습 체계를 구축하면서, 배움이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사진=김천시
◇ 교육부 ‘2026년 신규 평생학습도시’ 선정…배움 도시 기반 마련

김천시는 지난 3월 10일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지정하는 ‘2026년 신규 평생학습도시’에 선정됐다. 이번 선정은 평생교육 인프라 구축과 시민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지역사회 협력 모델 등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이뤄졌다.

평생학습도시 지정으로 김천시는 앞으로 다양한 국비 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고, 전국 평생학습도시 네트워크와의 협력도 가능해졌다.

이미 김천시는 경북 최초 ‘장애인 평생학습도시’로도 지정된 바 있다. 2022년부터 3년 연속 지정되며 총 1억5000만원의 국비를 확보했고, 올해는 특성화 사업으로 2500만원을 추가 확보했다.

그 결과 지난 4년 동안 장애인을 위한 48개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3천286명이 참여했다. 장애인식개선 강사 자격증 취득, 그림책 제작 전시, 컴퓨터 자격증 취득, 음악 공연 등 다양한 성과도 이어졌다.

평생교육원 관계자는 “교육을 통해 장애인의 사회 참여 기회가 크게 확대됐다”며 “포용적 학습 환경을 만드는 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사진=김천시
◇퇴근 후에도 배움…직장인 야간 강좌 대폭 확대

김천시는 시민들의 다양한 생활 패턴을 고려해 야간·오후 강좌도 대폭 늘렸다. 특히 시민 의견을 반영해 수시 강좌를 기존 5개에서 25개로 확대했다. 오는 3월 23일부터 시작되는 강좌는 지난해 수강생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직장인을 위한 저녁 강좌부터 취미·자기계발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강좌가 마련됐으며, 참여율과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은 2027년 정기 강좌로 확대할 계획이다.

평생교육원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38)씨는 “퇴근 후 바로 참여할 수 있는 강좌가 많아져 자기계발 기회를 얻었다”며 “배우는 재미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사진=김천시
◇마을이 곧 학교…읍면동 평생학습센터 운영

김천시는 생활권 중심 평생학습 환경 조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농소면을 비롯해 읍면동 8곳에 평생학습센터를 지정해 주민이 직접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운영에 참여하도록 했다.

라인댄스·요가·태극권 등 건강과 여가를 결합한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 간 교류와 공동체 활동도 활성화되고 있다. 마을 주민이 강사가 되고 주민이 학습자가 되는 구조 속에서 학습공동체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농촌 지역과 고령층의 학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찾아가는 마을 평생교육’도 확대중이다. 경로당, 행정복지센터, 마을 공동시설 등 주민 생활 공간에서 강좌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어르신 한글교실 △건강 활력 댄스 △탁구 교실 등 20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문해교육 수업에 참여한 한 어르신은 “이제는 버스 안내판도 읽을 수 있게 됐다”며 “글을 배우면서 세상이 넓어졌다”고 웃었다.

사진=김천시
◇취약계층 교육격차 해소…평생학습 플랫폼 구축도

김천시는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평생교육 이용권 지원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연간 1인당 35만원의 교육비를 지원해 시민들이 원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원 대상은 △장애인 44명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 204명 △AI·디지털 학습자 24명 △65세 이상 노인 20명 등 모두 292명이다.

현재 김천에는 11개 평생교육 이용권 등록기관이 운영되고 있어 시민들의 선택 폭도 넓다.

눈에 띄는 부분은 김천시가 대학과 협력해 ‘경북도민 행복대학 김천시 캠퍼스’도 운영중이라는 것. 경북보건대와 김천대가 참여해 인문·사회경제·문화예술 분야 강좌를 제공하고 있다.

학습자가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수료증이 주어지고 연말에는 졸업식도 열린다. 지역 대학의 교육 인프라와 전문 강사진을 활용한 민관 협력형 평생학습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중장년층의 새로운 도전을 위한 프로그램도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신중년 사관학교’다. 50세 이상 시민 150여 명이 참여해 교양·전공·특별과정을 배우고 지역사회 봉사 활동에도 참여한다.

또 ‘경북 시니어모델 선발대회’는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워킹 교육과 자기표현 훈련을 통해 선발된 모델들은 지역 행사에 참여하며 새로운 삶의 활력을 찾고 있다.

김천시는 평생학습 정책을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닌 도시 경쟁력의 핵심 정책으로 보고 있다. 김천시 관계자는 “평생학습은 시민의 삶의 질과 행복을 높이는 중요한 정책”이라며 “마을·직장·장애인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교육을 확대해 누구나 배우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진=김천시

홍석천 (dgedail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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