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유가에 다급한 트럼프 … "협조 안한 국가 기억할 것" 압박
영국·프랑스 등 나토 국가에
"도움 안주면 나쁜 미래" 경고
조현 장관, 美국무와 통화
호르무즈 정세 의견 교환
美日정상회담 앞둔 다카이치
"법 안에서 할수있는 일 검토"
베선트 美재무도 "美中회담
물류문제로 연기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하라며 압박을 높이는 것은 이란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며 미국과 전 세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군함 파견 압박을 그 어느 때보다 높였다. 그는 이날 공개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군함 파견을 요구한 영국·프랑스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이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나토가 "매우 나쁜 미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미국과 달리 유럽·중국은 걸프산 원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응답이 없거나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다면, 이는 나토의 미래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유럽 국가들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뢰 제거선을 보내줄 것을 요구하면서 "(이란) 해안가에 있는 악당들을 제거해줄 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유럽 특수부대나 기타 군사적 지원을 원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란)에게는 해협에서 약간의 문제를 일으키는 것 외에 남은 게 없지만, 이들(군함 파견 거론 국가로 추정)은 수혜를 입고 있는 만큼 우리가 해협을 순찰하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에 대한 불만도 거침없이 퍼부었다. 그는 "영국은 내가 참전을 요청했을 때 오려 하지 않았다"며 "그리고 우리가 이란의 위협 능력을 사실상 완전히 제거하자마자 그들은 선박 두 척을 보내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DC로 복귀하는 전용기 안에서 취재진에게 군함 파견과 관련해 "지원을 받든 받지 않든, 나는 이건 말할 수 있다. 내가 그들에게도 전했는데, 우리는 (참여 여부를) 기억할 것"이라며 강하게 참여를 압박했다. 그는 또 "나는 정말로 이들 국가가 나서서 자신들의 영토를 보호할 것을 요구한다. 그곳은 실제로 그들의 영토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에너지를 얻는 곳"이라며 연합 전력이 구성되는 대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작전이 "곧바로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주 중으로 여러 국가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을 호위하는 연합 구성에 합의했다고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런 계획을 전하며 선박 호위 작전 수행 시점이 적대 행위 중단 이후인지, 아니면 그 이전에라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각국은 즉답을 피한 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청와대는 16일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구와 관련해 "아직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파견 요구가 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청와대는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이 향후 핵잠수함 건조, 우라늄 농축 및 핵연료 재처리 등 한미 안보 협의 진전 여부를 가를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군함 파견은 매우 종합적인 관점에서 판단할 문제"라며 한미 안보 협의에 미칠 영향 등을 포괄적으로 살피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영국은 "여러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내놨고, 프랑스는 별도의 반응을 내지 않고 있다.
한편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6일 CNBC 인터뷰에서 3월 말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이 '물류 문제'로 연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만약 회담이 연기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먼저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잘못된 주장이 퍼지고 있다"면서도 "지연이 발생한다면 이는 대통령이 전쟁을 조율하기 위해 워싱턴DC에 머물길 원하기 때문으로 지금 시기에 해외 순방은 최적의 선택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과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관련 정부 고위급 간 의견 교환을 시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미국 측 요청으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통화하며 중동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두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안정을 위해 긴밀히 협의해나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 서울 오수현 기자 /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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