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길’서 21세기 아리랑…190개국 홀린다
광화문發 K컬처 빅뱅
넷플릭스로 전세계 5000만명 라이브 스트리밍
컴백 앨범 ‘아리랑’ 통해 ‘힙한 로컬리즘’ 선봬
광화문, 팬덤·민주적 소통 등 소프트파워 성지로
타임스스퀘어·트래펄가 광장 등과 어깨 나란히


3년 9개월 만에 복귀하는 방탄소년단(BTS)의 ‘완전체’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ARIRANG)’에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례가 없는 광장 무료 공연인 데다 전 세계 190개국 5000만 명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연을 지켜보는 ‘글로벌 빅이벤트’가 됐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K컬처는 가장 ‘힙한 로컬리즘’ 문화이자 글로벌 대중문화로 우뚝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저녁 펼쳐지는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광화문 공연에는 26만 명 이상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생중계되면서 BTS 컴백 공연은 ‘글로벌 빅이벤트’이자 ‘국가적 행사’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공간인 광화문이 BTS의 공연과 함께 스트리밍되면서 얻을 수 있는 부대 효과는 추산이 불가능할 정도다. BTS가 경복궁에서 월대로 이어지는 ‘왕의 길’로 걸어 나오는 오프닝 퍼포먼스가 보여주는 상징성을 비롯해 ‘21세기 비틀스’이자 ‘글로벌 팝의 황제’로 부상한 BTS가 K컬처를 전 세계에 알리는 상징이 됐기 때문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한국 특유의 색깔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을 ‘힙(hip)’하다고 인식하는 시대가 됐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며 “이번 공연에서 전통 요소와 시너지를 냄으로써 (신보 외에) 우리 전통문화 등도 효과적으로 조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광화문이라는 공간에 담긴 상징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BTS가 오프닝으로 선택한 ‘왕의 길’은 조선시대 왕과 백성이 소통하는 공간이다. 한국적 건축미를 드러내는 것은 물론 고대 아테네의 광장이자 민주주의의 장 ‘아고라’를 연상시킨다. 과거 광화문은 왕이 백성들과 소통하는 자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광화문 컴백 공연은 BTS가 글로벌 팬덤과 소통하는 가장 민주적인 방식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광화문광장이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만큼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력과 한국인의 높은 시민 의식 등 소프트파워를 드러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평론가는 “광화문은 뉴욕의 타임스스퀘어, 런던의 트래펄가광장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간판 랜드마크이자, 우리의 문화를 담아낼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간”이라고 짚었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도 “BTS의 광화문 컴백 공연이 주는 상징성은 국가 브랜드 전략에 버금간다”며 “한국의 전통을 보여주는 방식, 팬덤과의 민주적 소통 등이 모두 함축돼 있다”고 분석했다.
컴백 앨범명을 ‘아리랑’으로 명명한 점도 눈길을 끈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BTS는 타이틀곡 ‘스윔(SWIM)’이 담긴 5집을 통해 ‘지금의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삶의 너울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나아가자’는 진솔한 메시지를 내놓는다. 앞서 전문가들은 BTS가 신보에서 민요 자체를 차용하기보다는 아리랑이 한국 전통문화의 상징이라는 점을 드러내며 한국의 보편적인 감성을 녹여냈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지영 한국외대 세미오시스연구센터 연구교수는 “아리랑은 민중이 구전으로 전승해 온 노래로 많은 사람이 함께 불러 완성했다”며 “BTS는 신보를 통해 ‘아미’들과 다시 연결되고 험난한 세상에서 ‘함께 나아가자’ 혹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힘을 모아보자’ 같은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국가적 위기 때마다 민중이 모이던 광화문이라는 공간에서 컴백쇼가 열리는 점도 이러한 추측의 근거”라고 덧붙였다. ‘아리랑’ 고유의 가락과 상관없이 글로벌 아미는 BTS를 통해 만난 ‘21세기 아리랑’을 통해 K컬처를 향유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단순한 컴백 무대를 넘어 K팝 산업의 진화된 풍경은 물론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디지털 매체의 새로운 공연 방식과 수익 다각화 시도도 엿볼 수 있다. K팝 공연을 무료로 광장에서 진행하고 이를 글로벌 시청자들이 볼 수 있도록 스트리밍한다는 것 자체가 ‘유례가 없는 사건’인 까닭이다. 하이브 관계자는 “언제든지 볼 수 있는 편안함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넷플릭스가 이번에는 ‘본방 사수’라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선택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며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작품 투자 외에도 BTS와 같은 글로벌 톱 아티스트의 공연 스트리밍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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