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 체포” 전쟁통에 탄압 강화하는 이란 정권···“1월8일보다 더 가혹한 타격”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발발 이후 위기에 처한 이란 정권이 국내적으로 대대적 체포 작전을 벌이며 탄압을 강화하고 나섰다.
영국에 기반을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14일(현지시간) 지난 2주간 이란 전역에서 수백명이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당국은 체포된 이들에게 여론 교란, 체제 반대 선전, 온라인 활동, 공공 치안 교란, 적대국과의 협력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구금자들의 신원, 구금 장소, 법적 지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에 기반을 둔 인권운동가통신(HRANA) 또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경찰 등이 90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HRANA는 혁명수비대와 밀접한 파르스통신을 인용, 공안경찰이 거리 시위를 조직하고 재산을 파손하려 한 시민 54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또 이란 정보부가 마잔다란, 라자비호라산, 후제산 등에서 전쟁에 개입한 국가들에 군사 시설과 경제 기반 시설 사진을 전송한 혐의로 20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이란 당국은 시민들을 향한 위협 발언 수위도 높여가고 있다.
아흐마드레자 라단 이란 경찰청장은 “온라인에서 혼란을 조장하는 콘텐츠를 유포한 혐의로 80명 이상을 체포했다”며 수천명을 대상으로 공포를 확산시키는 게시물을 올린 데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지난 12일 반정부 시위가 발생할 경우 정권의 잔혹한 유혈진압이 벌어졌던 지난 1월8일보다 더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혁명수비대 정보기관은 “거리 소요 사태를 군사 행동의 전조로 간주할 것”이라며 “1월8일보다 훨씬 더 가혹한 타격을 받게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경고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국민이 50년 가까이 자신들을 억압해 온 잔인한 폭군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세 번째 전쟁 목표를 추가했다”며 이란 국민에게 반정부 시위를 촉구한 이후 나왔다.
이란 정권은 이란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지난 1월 8~9일 시위대를 향한 강경한 유혈진압을 벌였다. HRANA는 7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으며, 이란인터내셔널은 기밀문서와 현장 보고서, 의료진, 목격자, 희생자 가족의 증언을 토대로 3만6500명 이상이 숨졌다고 파악했다.
이란 정권은 현재 전쟁으로 인한 피해 상황을 기록하거나 촬영한 이들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이란 정보부는 공습 현장을 촬영하거나 사진을 찍는 행위가 “적의 제5열”로 활동하는 것에 해당할 수 있다며 공습 장면을 찍어 언론에 전달한 사람들 중 일부가 이미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란의 위협은 국외로도 확대되고 있다. 이란 검찰총장실은 해외 거주 이란인을 대상으로 “적과 협력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자산을 압류하고 중대한 처벌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보안 병력 배치도 확대되고 있다. 혁명수비대와 혁명수비대 산하 준군사조직 바시즈 민병대가 도심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차량과 휴대전화를 강압적으로 수색하고 있다고 이란인터내셔널은 전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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