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고신용자 쏠림’⋯주담대 평균 신용점수 950점 넘었다

김이현 기자 2026. 3. 1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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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관리 속 고신용자 중심 대출 확대 추세
2년 새 주담대·전세대출 신용점수 평균 두자릿수↑
저신용 금융접근성 위축 우려⋯“문턱 낮추려 노력”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 은행권 주요 가계대출의 평균 신용점수가 상승하면서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 속에서 은행들이 상환 능력이 높은 고신용자 중심으로 대출을 운용하면서 중·저신용 차주의 금융 접근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6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 평균 신용점수(KCB 기준)는 952점으로 집계됐다. 통상 950점 이상은 최고 신용등급에 해당한다. 2024년 2월 931점이던 평균 점수는 2년 사이 약 21점 상승했다.

전세자금대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5대 은행 전세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923점에서 941점으로 18점 올랐다. 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2024년 2월 926점에서 2025년 2월 925점으로 소폭 낮아졌다가 올해 2월 931점으로 다시 상승했다.

이 같은 변화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담보인정비율(LTV)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들이 대출 총량을 단순히 줄이기보다 연체 가능성이 낮은 차주를 중심으로 선별 대출하는 방식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 대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가 높아진 것은 가계부채 관리 정책과 신용점수 상향 평준화가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볼 수 있다”며 “대출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상환 능력이 높은 차주 중심으로 대출이 이뤄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핀테크 기반 신용관리 서비스 확산 등으로 개인 신용점수가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신용점수 인플레이션’ 현상도 평균 점수 상승에 영향을 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저신용자 금융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고신용자 중심 대출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올해 2월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각각 973점, 952점으로 두 은행 평균은 963점에 달했다. 이는 같은 시기 시중은행 평균(952점)보다 높은 수준이다.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전세대출 평균 신용점수도 상승했다. 올해 2월 기준 평균은 956점으로 지난해 2월보다 16점 올랐다. 은행별로는 케이뱅크 966점, 카카오뱅크 961점, 토스뱅크 941점 순이다. 2024년 2월 941점, 2025년 2월 942점으로 큰 변동이 없던 평균 점수는 올해 들어 큰 폭 상승했다.

금융권에서는 대출 심사 기준이 높아질수록 중·저신용 차주의 금융 접근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 규제 강화로 건전성 관리는 가능하지만 일부 차주가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 등 고금리 시장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은행권은 포용금융 정책을 통해 금융 접근성 보완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고신용자 중심 대출이 일부 나타날 수 있지만 새희망홀씨 금리 인하 등 서민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며 “정책금융 연계와 대안정보 기반 신용평가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금융 접근성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