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직장인은 이 시간 말고는 일을 못 보는데”… 대구 기초지자체 민원실 점심시간 휴무제로 직장인 ‘역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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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부터 대구 기초지자체 민원실에서 '점심시간 휴무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점심시간 외에는 민원실 방문이 여의치 않은 직장인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민원 담당 공무원 김모(34)씨는 "점심시간 휴무제가 시행되면서 민원실 입구를 잠궈야 하기 때문에 근무자들 역시 꼼짝하지 못하고 내부에서 도시락을 먹거나 배달음식에 의존해야 한다"며 "점심시간을 탄력적으로 활용할 때 시간은 촉박하지만, 바깥바람을 쐬며 답답함을 해소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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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 ”칼퇴근 후에 와도 이미 민원실은 문 닫아 개인 업무는 점심시간이 유일“
역차별 문제 제기돼...최소 인원 남겨 탄력 운영 필요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을 쪼개서 민원실을 찾을 수밖에 없는데, 이 시간에 문을 닫아버리면 휴가를 써야 하나요?"
지난 1월부터 대구 기초지자체 민원실에서 '점심시간 휴무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점심시간 외에는 민원실 방문이 여의치 않은 직장인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공무원의 적정 휴식시간을 보장해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수요자를 고려하지 않은 행정 편의주의 탓에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정오 무렵 본보 취재진이 대구 수성구의 한 행정복지센터를 찾았을 때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으러 온 직장인이 있었다. 직장인 배모(32)씨는 "인감증명서가 급하게 필요해 점심을 거르고 행정복지센터를 찾았지만, 점심시간 휴무로 인해 1시까지 기다리고 있다"며 "무인발급기로 발급받지 못하는 서류는 회사에 휴가를 내고 오라는 소리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간기업의 점심시간 역시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행정서비스 접근권을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 민원포털인 '정부24'나 무인민원발급기를 통해 주민등록등본 등 상당수의 증명서류 발급이 가능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인감증명서 신규 등록 및 변경, 여권 발급,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취·등록세 관련 세무상담 등 반드시 본인이 직접 대면으로 처리해야 하는 업무는 여전히 존재한다. 더불어 인터넷과 전자기기 사용에 익숙지 않은 고령층 등 정보 소외계층의 불편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대구시내 구·군청은 점심시간 휴무제 정착을 위해 겪어야 할 과도기라는 입장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점심시간 전면 휴무제 시행 이후 창구 직원들의 피로도가 눈에 띄게 줄었고, 오후 업무 집중도 역시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교대근무 당시 민원실 직원이 연차를 내면 남은 근무자가 점심시간도 거르고 일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그런 문제점이 없어져서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점심시간 휴무제로 인해 일부 공무원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 민원 담당 공무원 김모(34)씨는 "점심시간 휴무제가 시행되면서 민원실 입구를 잠궈야 하기 때문에 근무자들 역시 꼼짝하지 못하고 내부에서 도시락을 먹거나 배달음식에 의존해야 한다"며 "점심시간을 탄력적으로 활용할 때 시간은 촉박하지만, 바깥바람을 쐬며 답답함을 해소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행 제도의 안착을 위해서는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보완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단순히 홍보를 강화하는 수준을 넘어 점심시간 행정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탄력적 운영 방안과 무인민원발급기의 접근성 강화"라며 "기존의 교대근무와는 달리 주 1~2회 특정 요일에 한해 민원실 운영시간을 오후 8시까지 연장하는 '야간 민원실'을 도입하거나, 방문시간을 미리 지정해 대기시간을 없애는 '사전예약제' 도입 역시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인민원발급기의 경우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사, 대형마트, 산업단지 및 상가 밀집지역 인근으로 대폭 확대하고 24시간 상시 운영체제를 갖추는 것도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kj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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