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박스권·종목 장세 … 텐배거 될 기업 아직 시장에 있다"

안병준 기자(anbuju@mk.co.kr), 김지희 기자(kim.jeehee@mk.co.kr) 2026. 3. 1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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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펀드 매니저 출신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사장
삼전닉스 추가상승세 둔화
코스피 5천~7천에 갇힐듯
지수 대신 종목투자나설 때
전력인프라·바이오株 주목
상장사 美 5천곳 vs 韓 3천곳
체질개선 위해 상폐 속도내야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사장이 최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300조원 안팎인 상황에서 지수가 5000 밑에서 놀기는 힘들 거예요. 앞으로 5000~7000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사장이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향후 국내 주식시장 접근 전략을 '대형주와 지수 추종'에서 '종목 발굴'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매수가 대비 주가가 10배 상승하는 이른바 '텐배거(Tenbagger)'가 될 기업들이 아직 시장에 남아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최근 중동 전쟁 여파로 기록적인 주가 상승세가 꺾였지만 상법 개정, 코스닥 시장 체질 개선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나서고 있는 정부 정책에 따라 하락을 예상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환율과 유가에 민감한 우리나라의 경우 쉬지 않고 달려왔기 때문에 조정이 있는 것이고, 주식시장이 바닥을 쳤다고 하기에는 아직 좀 이른 것 같다"면서도 "프로나 아마추어나 힘든 국면이기 때문에 진짜 좋은 종목, 텐배거를 이룰 기업에 투자해서 보유하고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최근 개미 투자자들이 강한 매수세를 보이는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올 하반기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평가를 내렸다.

박 사장은 "삼전닉스는 이미 4~5배 올랐고, 상반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로 인한 랠리 이후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앞으로도 '굿 컴퍼니'는 맞다. 하지만 수익률 측면에서 삼전닉스보다 좋은 종목이 훨씬 많아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종목이 배출될 산업으로 현재 주식시장을 휩쓸고 있는 인공지능(AI) 관련 업체를 먼저 꼽았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제일 부족한 게 무엇인가'란 질문이 답이 될 것"이라면서 "AI를 위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가 부족하고, 이들을 가동하기 위한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선·변압기 등 전력 인프라스트럭처와 소형모듈원자로(SMR)도 주목할 만하고, 반도체 업체의 증설로 인해 장비 업체들도 몸값이 뜰 것"이라고 덧붙였다.

급등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외면받은 바이오산업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10년 전부터 좋은 인력들이 바이오에 몰리고 투자를 많이 해 글로벌 수준에 걸맞은 블록버스터가 나오기 일보 직전이라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알테오젠 외에도 수십조 원의 시가총액을 만들 수 있는 바이오기업이 꽤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진정한 텐배거를 발굴하기 위해 시대에 적합한 과제를 고른 역량 있는 최고경영자(CEO)를 눈여겨볼 것을 조언했다. 브레인자산운용이 운영하는 '코스닥벤처 증권 투자신탁(주식혼합)'이 2018년 설정된 이후 수익률 515%를 기록한 것도 역량을 갖춘 CEO 덕분이라는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약 30%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박 사장은 "해당 펀드의 주요 포트폴리오 10개 중 5개는 시장에서 산 주식이 아니라 비상장 종목에 투자한 것이 상장되거나 기업의 자금 조달에 참여해 보유하게 된 것"이라며 "비상장 상태에서 투자해 60배 수익을 안겨준 글로벌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을 비롯해 수술용 로봇 제조 업체 리브스메드,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인 올릭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 또한 해당 펀드에 설정일 첫날 3000만원을 투자해 지금은 계좌 잔액이 1억8000만원 정도로 불어났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입소문을 타고 최근 한 달 사이에 약 600억원이 들어왔다"면서 "개인투자자들도 우리 상품을 통해 비상장주식과 기업이 발행하는 신주에 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한편 정부가 혁신기업 상장을 촉진하고 부실기업 퇴출을 신속화하는 등 코스닥 시장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박 사장은 "미국은 5000개 정도 상장돼 있고 한국은 3000개가 조금 안 된다"면서 "미국에는 전 세계 기업들이 상장하고 있고, 두 나라의 국내총생산(GDP)만 비교해봐도 한국 상장기업 수는 너무 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항은 작은데 물고기가 너무 많으면 밀도가 높아 죽지 않나"며 "지금까지 온정적 퇴출 제도를 운영하다 보니 들어오는 것에 비해 나가는 게 너무 없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17일부터 도입하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제도에 대해서는 국내 시장의 인프라 수준을 고려하면 전문 인력 부족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사장이 몸담고 있는 브레인자산운용은 2010년대 초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랠리로 대변되는 투자 열풍의 한복판에서 활약한 대표 헤지펀드 운용사 중 하나로 꼽힌다.

박 사장은 강력한 모멘텀 투자 전략을 앞세워 2000년대 초반부터 스타 펀드매니저로 군림해왔다.

[안병준 기자 /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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