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에 새겨진 한나라 신화와 역사…고판화박물관 ‘화상석 탁본’ 특별전 개최

곽성일 기자 2026. 3. 1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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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교 34주년 맞아 한나라 화상석 탁본 50여 점 공개
효당산 사당·무씨사 탁본 등 고대 생활·신화 담은 석조 예술 한자리
▲ 효산당동벽하상석

돌에 새겨진 고대 중국의 역사와 신화를 만날 수 있는 특별전이 열린다. 고판화박물관은 오는 22일부터 6월 28일까지 '돌에 새겨진 역사와 신화 이야기 – 중국 화상석 탁본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가유산청이 후원하는 '2026 생생국가유산사업'의 하나로 마련됐다. 고판화박물관이 개최하는 세 번째 탁본 특별전으로 중국 한나라 시대 사당과 무덤의 돌판에 새겨진 화상석을 탁본으로 옮긴 작품 50여 점이 선보인다.

화상석은 고대 중국에서 사당이나 무덤을 장식하기 위해 사용된 돌판으로, 역사와 신화, 생활 풍속 등을 그림으로 새긴 유물이다. 이후 금석학 연구가 발전하면서 탁본을 통해 그림과 글자를 다시 인출해 감상하고 연구하는 문화가 형성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중국 한나라 시대 예술의 정수로 평가받는 대형 화상석 탁본을 중심으로 고대인의 신화와 역사, 생활상을 입체적으로 소개한다. 특히 중국 산둥성 지난시 장칭구 효당산 사당의 화상석 대형 탁본이 처음 공개되는 점이 눈길을 끈다.

▲ 효당산석하서벽화상

효당산 사당은 중국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지상 석조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내부 벽면에 새겨진 선각화로 유명하다. 전시에서는 대왕의 행차 장면을 묘사한 '대왕차 출행도', 공자가 노자를 찾아 예를 묻는 장면을 담은 '공자문례도', 한나라와 흉노의 전쟁 장면을 보여주는 '호한전쟁도' 등이 소개된다. 수렵과 잔치, 고기를 굽는 모습 등 한대인의 생활 풍경도 함께 볼 수 있다.

2부에서는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화상석 가운데 하나인 무씨사 사당 탁본이 전시된다. 무량사·무영사·무개명사 등 무씨 가문의 사당에서 나온 대형 탁본들이 소개되며, 동벽과 북벽, 서벽에 새겨진 화상석의 전체 구성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3부에서는 다양한 화상석 탁본과 함께 불교 석굴사원 선각화 등 화상석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소개된다. 복희와 여와를 그린 '복희여와도', 항아가 달로 올라가는 '항아분월도', 하백이 아내를 맞이하는 '하백취부도' 등 중국 신화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포함된다. 또한 용문석굴과 대주석굴의 불교 선각화 탁본, 소림사 권법도, 당태종 묘의 육준마 탁본 등도 함께 전시된다.

▲ 호한전쟁도

화상석은 중국 고대 미술의 중요한 유산으로 평가된다. 고대 신화와 역사, 생활상을 담은 '돌에 새겨진 그림책'이라 불리며, 불교 석굴 조각과 중국 목각판화의 발전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학계에서는 고구려 고분벽화와의 연관성 때문에 중요한 연구 자료로 주목하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한선학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관장은 "돌에 정으로 선을 새긴 화상석의 선각화 기법은 불교 석굴미술과 목판화 전통에도 영향을 미친 중요한 예술 형식"이라며 "이번 전시가 동양 문화의 역사와 예술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 기간 동안 관람객은 탁본과 판화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프로그램과 함께 명주사 템플스테이를 연계한 문화 체험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