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우리는 왜 써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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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챗지피티(ChatGPT) 서버에 오류가 생겨 몇 시간 동안 접속 장애가 이어졌다.
인간이 몇 시간에 걸쳐 써야 할 글을 AI는 단 몇 초 만에 써내고, 몇백 페이지 분량의 논문도 순식간에 300자로 요약해 준다.
역설적이게도, 초인공지능 시대의 돌파구가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글쓰기에 있는 셈이다.
AI가 모든 문장을 대신 써 주는 이 시대에도, 인간은 여전히 글을 쓰며 생각하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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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 홈스쿨링생활백서 대표·작가
2025년 6월, 챗지피티(ChatGPT) 서버에 오류가 생겨 몇 시간 동안 접속 장애가 이어졌다. 그날 SNS에는 ‘아무것도 못 하겠다’라는 불편의 글이 쏟아졌다. 한편, 지난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비롯한 많은 학부생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부정행위를 벌이다 대거 발각되기도 했다. 여러 언론이 이 문제를 다루며, 사람들이 AI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AI가 우리의 일상에 미친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 특히 학생들은 ‘공부’라는 행위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AI는 과제의 방향을 잡아주고, 개념을 설명해 주며, 에세이를 술술 써주는 뛰어난 비서다. 지난해 9월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91.7%가 과제나 프로젝트에 생성형 AI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지난해 10월 진학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고등학생 응답자 중 96.5%가 수행평가에 AI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AI 네이티브 세대의 출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깊이 있는 사고나 논리적인 글쓰기를 전부 AI의 몫으로 넘겨버린다면, 학업 수행이나 소통 능력이 오히려 퇴화할 거라는 지적이다.
혹자는 이를 자연스러운 인류의 발전이라고 부른다. 인간이 몇 시간에 걸쳐 써야 할 글을 AI는 단 몇 초 만에 써내고, 몇백 페이지 분량의 논문도 순식간에 300자로 요약해 준다. AI의 발전으로 인간이 직접 통·번역하는 일이 줄어들었듯, 이제는 인간이 직접 읽고 쓸 필요가 없는 세상이 왔다는 관점이다.
OpenAI의 CEO 샘 올트먼은 자신과 같은 AI 업계의 리더조차도 이 기술이 어디로 흐를지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러한 불확실성 앞에서 오히려 더 선명해지는 역량이 있다. 바로 AI 리터러시다.
AI는 종종 사실과 다른 정보를 그럴듯하게 제시하며, 사용자의 기대에 맞춘 답변을 내놓기도 한다. 이에 유네스코는 AI 보고서를 통해 비판적 사고와 판단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이 제정한 AI 법을 살펴보면, 사람이 AI의 출력에 과하게 의존하게 되는 ‘자동화 편향성’(Automation Bias)의 위험이 명시되어 있다.
AI 리터러시란 AI를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하며, 책임감 있게 활용하는 능력이다. 읽고, 의심하며, 비교하고, 재해석하는 것. 이는 결국 비판적 글쓰기와 맞닿아 있다. 역설적이게도, 초인공지능 시대의 돌파구가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글쓰기에 있는 셈이다.
많은 사람이 글쓰기의 목적은 글을 완성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 자신을 증명하거나 누군가를 설득하는 것은 글쓰기의 수많은 용도 중 하나일 뿐이다. 글쓰기의 가치는 생각을 정리하고, 근거를 찾고, 자신만의 논리를 쌓아나가는 데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AI는 도구일 뿐, 영원히 글쓰기의 본질이 될 수 없다.
미국의 작가 조앤 디디온은 글쓰기에 관한 에세이 ‘Why I Write’를 통해 이런 문장을 남겼다. ‘나는 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무엇을 보고 있는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 위해 쓴다.’ 50년이 지났지만, 그 의미는 전혀 퇴색되지 않았다. AI가 모든 문장을 대신 써 주는 이 시대에도, 인간은 여전히 글을 쓰며 생각하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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