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의 마법, 알고 보니 ‘복소수’의 수학이었다

한겨레 2026. 3. 1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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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하는 영웅들의 이야기, '어벤져스' 시리즈는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개미만큼 작아지는 '앤트맨'의 활약이나, 인류를 구하기 위해 시간의 통로를 여행하는 모습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리고 이 양자역학은 수학 시간에 배우는 '복소수'와 아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앤트맨은 몸을 원자보다 작게 줄여 우리가 보지 못하는 미시 세계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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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ㅣ 기적같이 수학 잘하는 법
앤트맨과 와스프. 마블

최우성 | 다산고 교장·‘수포자도 수학 1등급 받을 수 있어’ 저자

지구를 구하는 영웅들의 이야기, ‘어벤져스’ 시리즈는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개미만큼 작아지는 ‘앤트맨’의 활약이나, 인류를 구하기 위해 시간의 통로를 여행하는 모습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 화려한 설정의 중심에는 현대 과학의 가장 신비로운 영역인 ‘양자역학’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이 양자역학은 수학 시간에 배우는 ‘복소수’와 아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수학과 과학이 히어로의 수트 속에 고스란히 녹아 들어 있는 셈이다.

실수와 허수의 합인 ‘a + bi’ 형태로 쓰이는 복소수에서 허수(i)는 제곱해서 -1이 되는 ‘상상의 수’다. 데카르트는 존재하지 않는 수라며 부정적인 의미를 담아 이름을 붙였지만, 이후 가우스가 이를 평면 위의 점으로 시각화하면서 수학의 지평이 비약적으로 넓어졌다. 재미있게도 이 ‘상상의 수’가 없으면 미시 세계를 다루는 양자역학은 성립조차 할 수 없다. 앤트맨이 양자 영역으로 들어가고, 아이언맨이 나노 수트를 만드는 모든 물리적 계산의 밑바탕에 바로 복소수가 있기 때문이다.

양자컴퓨터. 픽사베이

우리는 중국집에서 “자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고민한다. 일반적인 세상에서는 하나를 선택해야 하지만, 양자역학의 세계라면 자장면과 짬뽕을 ‘동시에’ 먹는 상황이 가능하다. 이를 ‘중첩’이라고 부른다. 관찰하기 전까지 여러 상태가 섞여 있다는 이 원리는 현대 기술의 꽃인 ‘양자 컴퓨터’의 핵심이 된다.

기존 컴퓨터가 0 아니면 1이라는 이진법으로 정보를 처리한다면, 양자 컴퓨터는 0과 1을 동시에 처리한다. 덕분에 정보 처리 속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가령 1000명의 연락처에서 특정 인물을 찾을 때, 일반 컴퓨터는 한 명씩 대조하며 1000번의 과정을 거치지만, 양자 컴퓨터는 중첩된 데이터를 한꺼번에 연산해 단번에 찾아낸다. 구글과 IBM이 슈퍼컴퓨터로 수천 년 걸릴 문제를 단 몇 분 만에 해결했다는 소식은 이제 영화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현재는 구글, IBM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리게티, 아이온큐 같은 기업들이 컴퓨터 두뇌를 더 똑똑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실수하지 않게 훈련시키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원리는 영화 ‘앤트맨’과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흥미롭게 묘사된다. 앤트맨은 몸을 원자보다 작게 줄여 우리가 보지 못하는 미시 세계로 들어간다. 그곳에서는 우리가 아는 시간과 공간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히어로들이 인피니티 스톤을 찾기 위해 과거로 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이유도 이 양자역학적 통로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영화적 상상력은 입자의 파동을 복소수로 기술하는 수리물리학적 기초 위에 세워져 있다.

사실 우리 주변은 온통 원자들로 가득 차 있다. 식빵 한 조각을 25번 이상 계속해서 반으로 나누면 비로소 원자 하나의 크기에 도달할 정도로 원자는 미세하다. 양자역학은 이 작고 소중한 원자들의 세상을 설명하는 학문이며, 그 세상을 여는 유일한 언어가 바로 수학이다.

최근 양자 기술은 더욱 놀랍게 발전하고 있다. 해킹이 불가능한 ‘양자 암호 통신’이 금융 보안에 도입되고 있으며, 미세한 암세포를 찾아내는 ‘양자 센서’ 기술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우리가 스마트폰과 반도체의 혜택을 누리는 것도 실은 그 안에 복소수의 원리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미래 양자 기술의 주인공이 바로 여러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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