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시대, 억울한 낙인과 낡은 기준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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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인공지능(AI)이 우리 인류의 삶 속에 깊숙하게 침투한 시대가 됐다.
그럼에도 대학의 평가 방식은 여전히 'AI 이전 시대'의 규범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사회와 산업계 역시 이미 AI를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하고 있으며,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으로 여는 모두의 AI 시대'를 국정과제로 선언한 상황이다.
이처럼 국가 전략과 산업 수요가 모두 AI 활용 역량을 요구하는 시대에, 교육 현장만 과거의 기준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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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인공지능(AI)이 우리 인류의 삶 속에 깊숙하게 침투한 시대가 됐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기술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제도들과 계속 부딪히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 내용을 보면 그 단적인 사례들이 표면화되고 있다.
직접 여러 날 고민하며 작성한 자기소개서가, 채용 과정에서 ‘AI 활용 의심’이라는 이유로 탈락 처리되었다. 사용하지도 않은 기술로 인해 낙인이 찍히고, 소명할 기회 조차 가지지 못하고 불합격 통보를 받는 이 지원자의 단순한 개인의 억울함을 넘어, 현 제도가 가진 문제점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사회 전체가 AI 활용 능력을 요구하는 시대에, 정작 AI를 활용했다는 ‘의심’만으로 지원자가 불합격 처리되는 채용 구조는 과연 시대에 부합한 것인가.
최근 대학가에서 벌어진 일들도 매우 유사한 맥락을 보여준다.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에서 발생한 중간고사 부정행위 논란은 일견 AI 사용의 문제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오늘날의 평가 방식이 과연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가?
대학은 AI의 교육적 활용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정하지 않은 채 ‘AI 사용 여부’를 일괄적으로 부정행위로 규정했고, 그 결과 수십 명 이상이 처벌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학생들이 실제로 마주한 현실은 이미 달라져 있다. 생성형 AI는 검색엔진처럼 일상적인 학습 도구로 자리 잡았고, 자료 정리나 아이디어 탐색, 글의 구조를 잡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활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대학의 평가 방식은 여전히 ‘AI 이전 시대’의 규범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사회와 산업계 역시 이미 AI를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하고 있으며,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으로 여는 모두의 AI 시대’를 국정과제로 선언한 상황이다. 이처럼 국가 전략과 산업 수요가 모두 AI 활용 역량을 요구하는 시대에, 교육 현장만 과거의 기준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이 모순된 풍경은 결국 하나의 결론을 향한다. 문제는 AI가 아니라, ‘AI를 금기시하는 낡은 평가 시스템’이다. AI를 무조건 차단하는 방식의 시험은 현실에서 이미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고, 금지 조항은 오히려 학생과 지원자를 잠재적 위반자로 만들어버린다. 더구나 AI 사용을 부정행위로 규정하는 현재 방식은 기술의 흐름과 산업의 요구를 완전히 거스르고 있다.
우리가 지금 직면한 문제는 ‘AI를 쓰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인간의 고유한 판단·분석·표현 능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관은 이 중요한 질문을 피해가고 있다. 그 결과, 오히려 성실하게 준비한 지원자와 학생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되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AI를 도구로 보지 못하고, ‘부정행위의 잠재적 증거’로만 바라보는 불신의 시선을 벗어던져야 한다. AI를 활용했다고 해서 역량이 없는 것이 아니며, 반대로 AI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더 유능한 것도 아니다.
능력은 도구 선택이 아니라 문제해결 과정에 있다. 이런 원칙이 평가 제도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더 많은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것이다.
우리는 지금 기술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AI를 금지할 것인가’라는 이분법적 접근이 아니라, ‘AI가 전제된 시대에 인간 역량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한, 교육과 채용뿐 아니라 미래 산업사회의 공정성은 더 이상 공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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