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진단] 이란 전쟁, 휴전이 끝 아닐수도

2026. 3. 16. 17:1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동이 불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전쟁은 이란이 경고한 '지역 전쟁'으로 번질 조짐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지 못하고 이란의 버티기 전략이 이어지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더 초조해질 수밖에 없다.

이란이 휴전 조건으로 내건 내용을 미국이 모두 수용하기도 어렵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벼랑끝 전술 펼치는 이란
무력충돌 수개월 더 갈 듯
휴전후에도 재충돌 가능성
핵개발 의지 거세진 이란과
美, 협상테이블 다시 앉아야
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硏 연구교수·외교부 자문위원

중동이 불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전쟁은 이란이 경고한 '지역 전쟁'으로 번질 조짐이다. 정권 교체를 하겠다는 이스라엘과 미국, 죽기 살기로 저항하는 이란이 한 치의 물러섬 없이 꼿꼿이 버티고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돈이 감싸고 있는 중동 정세, 무엇이 잘못되었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판은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전략자산을 중동 지역에 배치하면 이란이 협상장에서 양보할 줄 알았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트럼프는 왜 이란이 압도적 전략자산 앞에서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을까. 반면 이란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으며 이번에도 미국의 압박에 물러서면 정권이 붕괴되고 끝이라고 판단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도적 군사력에 이란은 이기려고 하기보다는 무너지지 않고 버티면 승리한다는 전략으로 똘똘 뭉쳤다.

트럼프는 또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암살하면 정권이 혼란과 동요로 인해 점차 무너질 것으로 예상한 듯하다. 하지만 이란 정권은 동요와 충격에 일시적으로 흔들렸지만 즉시 회복력을 발휘하고 탄도미사일과 드론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이란의 대응 전략은 비대칭전과 소모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란은 미국 전투기에 맞설 능력이 없는 만큼 굳이 힘을 쓰지 않는 대신 이란의 위협에 취약한 걸프 국가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걸프 국가의 정유 시설과 민간 시설을 가리지 않고 드론으로 타격하면서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추가적인 이란의 공격으로 더 큰 피해를 두려워하는 걸프 국가는 군사적 보복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여기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까지 이용해 글로벌 경제위기를 불러와 세계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이란의 이런 전략은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하는 효과적 수단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 뾰족한 수가 없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중국, 일본을 포함한 5개국에 군함 파견을 요청해 왔다.

이란의 소모전은 시간을 자국 편으로 만들고 있다. 이란의 저가 드론은 인근 걸프국을 괴롭히고 있고 4000만~5000만원 하는 드론을 격추하기 위해 미국은 50억원짜리 요격미사일을 계속 쏘아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지 못하고 이란의 버티기 전략이 이어지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더 초조해질 수밖에 없다. 유가가 계속 오를 것이고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란이 휴전 조건으로 내건 내용을 미국이 모두 수용하기도 어렵다. 이란은 미국이 걸프 국가에서 떠나야 하며 다시는 이란을 침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 이란의 핵 농축 권리 인정과 손해배상도 요구하고 있다. 휴전협상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내용이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자산 배치가 실제로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낮게 본 듯하다. 아니면 전쟁이 핵협상에서 우라늄 농축 권리를 포기하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전쟁은 양측이 상대방의 의도를 제대로 읽지 못해서 발생한 전쟁으로 볼 수 있다. 제발 휴전협상에선 양측이 서로의 의중을 제대로 인식하고 휴전에 합의할 수 있기를 바란다.

휴전은 양국의 물밑 협상을 통해 이뤄질 것이며 만약 이른 시일 내에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최소 4월 중순까지 전쟁이 이어질 수 있다. 더 어두운 전망은 휴전에 이르더라도 이란은 다시 무장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고 핵무기를 개발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전쟁 전보다 높아질 것이다. 몇 년 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또 다른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硏 연구교수·외교부 자문위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