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 대규모 리콜…판매 쾌속주행 차질
일부 사양 판매·생산 중단에 ‘자발적 리콜’
조치 대상 북미 7만5천대·국내 5만7천여대
북미 판매 호조 타격, 브랜드 신뢰도↓ 우려
“신속 대응으로 시장 불안 최소화” 평가도

세계 올해의 차 후보까지 오르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온 현대자동차의 SUV 팰리세이드가 최근 대규모 자발적 시정조치(리콜) 사태로 순조롭던 판매 주행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현대차를 대표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자리 잡은 팰리세이드가 안전 문제로 리콜에 들어가면서 브랜드 이미지에도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출시된 팰리세이드의 2세대 모델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일부 사양 생산과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이미 판매된 차량에 대해서는 리콜에 들어간다.
최근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2세 여아가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전동 시트에 끼이면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대차는 이번 사고에 따른 후속 안전 대응 차원에서 대규모 리콜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2·3열 전동 시트 폴딩 시 특정 조건에서 탑승자나 사물과의 접촉이 감지되지 못할 수 있다"며 “2·3열 전동 시트 폴딩 옵션 사양 차량의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향후 팰리세이드의 끼임 방지 기능을 보완한 뒤 판매를 재개할 방침이다. 탑승자와 물체를 감지하는 민감도를 높이고 전동 시트 폴딩 기능을 테일게이트(뒷문)가 열려 있는 상황으로 제한하는 등 전반적인 시스템 안전성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구체적인 리콜 규모는 집계 중으로 지난 3월 11일까지 생산분이 대상이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전세계에 10만여대가 수출됐고 국내에서는 5만9506대가 판매됐다. 그 중 리콜 대상 차량은 국내 5만7474대, 북미에서는 7만4965대가 해당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내수와 수출 물량이 모두 울산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어 국내와 북미를 비롯한 다른 지역 판매분까지 포함될 경우 리콜 규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북미를 중심으로 높은 판매 성과를 기록하며 현대차의 대표 대형 SUV로 자리 잡아 왔다. 아울러 넓은 실내 공간과 다양한 편의 사양, 상품성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인정받아 왔다.
실제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2026 캐나다 올해의 차'와 '2026 북미 올해의 차' 시상에서 각각 '올해의 유틸리티 차량'으로 선정되며 상품 경쟁력을 입증했다. 더불어 북미 권위 있는 자동차 시상식에서도 잇따라 수상 릴레이를 펼치며 브랜드 위상을 높여 왔다.
이외에도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글로벌 자동차 시상식인 '월드 카 어워즈'의 '세계 올해의 차'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확대해 왔다.
그러나 이번 리콜 사태로 현대차가 그동안 쌓아온 상품성과 브랜드 신뢰도에 일정 부분 타격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SUV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대표 모델의 안전 문제가 불거진 점은 회사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안전 문제는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민감한 요소로 꼽히는 만큼 소비자 신뢰 회복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신속한 리콜 조치와 기능 개선을 통해 사태 수습에 나설 경우 브랜드 신뢰도 하락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번 여아 사망 사건 이전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드웨어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도 충분히 개선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부분을 다소 안일하게 대응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마자 생산 중단까지 검토하며 비교적 빠르게 대응에 나선 점은 의미가 있다"며 “자동차는 2만개 이상의 부품으로 구성돼 있고 수십 종의 차종이 운영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숨기지 않고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은 시장의 불안이나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미 판매된 차량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 자발적 리콜을 실시할 예정으로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도 고객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모든 사안을 철저히 점검하고 고객의 신뢰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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