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위성·드론 활용 '하천·계곡 불법 점용' 뿌리 뽑는다(종합)

성소의 기자 2026. 3. 1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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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전면 재조사' 후속조치…3·6월 두차례 전수 조사
위성·드론·항공사진 활용…눈으로 못 보는 곳도 점검
불법점용, 걸려도 '버티기' 수두룩…'안면행정'도 문제
과징금·이행강제금 도입…상·하반기 부처 합동 감찰
[경산=뉴시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6일 경북 경산시 대한천을 찾아 하천 불법시설 정비실태를 점검하고 적발된 불법시설물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재판매 및 DB 금지

[경산=뉴시스]성소의 기자 = 정부가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하천·계곡의 불법 점용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 고강도 대응에 나선다. 위성영상과 항공사진, 드론 등을 활용해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불법 점용시설까지 추적하고, 불법 영업으로 얻은 이익보다 더 큰 경제적 불이익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李 '전면 재조사' 후속조치…3·6월 두차례 전수 조사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16일 오후 경상북도 경산시 대한천을 찾아 하천 주변 점용시설의 정비 현황과 재조사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경산시 대한천은 대구 팔공산 등 주요 관광지와 인접해있어 하천 부지에서 상습적인 불법 상행위가 발생해온 곳으로, 지난해 대대적인 정비가 이뤄진 현장이다.

경산시에 따르면 대한천 주변 2.7㎞ 구간에는 24개 식당이 분포해있고, 여름철 성수기에는 하루 방문객이 5000명을 넘는다.

이에 경산시는 지난해 9월까지 집중 단속을 벌여 5개 업소의 위반 사실을 적발하고 불법 시설물 철거를 완료했다.

경산시 관계자는 "지난해 7월21일 불법 점용사실을 최초로 확인하고, 1차 계고와 경상북도, 행정안전부의 현장 확인 등을 거쳤다"며 "지속적으로 주민들을 설득한 끝에 9월18일 5개 업체에서 자진 철거했다"고 말했다.

[경산=뉴시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6일 경북 경산시 대한천을 찾아 하천 불법시설 정비실태를 점검하고 적발된 불법시설물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현장 점검은 지난달 24일 이재명 대통령이 하천·계곡 불법시설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당초 행안부는 지난해 실태조사를 통해 총 835건의 하천·계곡 불법 점용행위를 확인하고 이 중 90%인 753건을 원상 복구했다고 보고했으나, 이 대통령은 "제가 경기도에서 조사할 때 이보다 훨씬 많았던 것 같다. 835건밖에 안 될 리가 없다"며 재조사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는 3월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전국 하천과 계곡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재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오는 6월에는 2차 조사를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7월 두 차례, 각각 열흘 가량 조사를 실시했었지만, 올해는 조사 시점을 여름 성수기 이전으로 앞당기고 조사 기간도 한달로 늘렸다. 조사 범위도 기존의 국가·지방·소하천에서, 감시 사각지대에 있었던 '구거(도랑)'까지 대폭 확대했다.

[경산=뉴시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6일 경북 경산시 대한천을 찾아 하천 불법시설 정비실태를 점검하고 적발된 불법시설물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재판매 및 DB 금지

위성·드론·항공사진 활용…눈으로 못 보는 곳도 점검

올해부터는 항공사진과 위성·드론 영상을 활용한 분석도 병행할 방침이다. 사람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험준한 계곡이나 산림 깊숙한 곳에 있는 불법 시설물까지 식별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는 지방정부 공무원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육안으로 시설물을 확인해왔지만, 앞으로는 국토지리정보원과 국립재난안전연구원, 한국국토정보공사(LX) 등이 보유한 항공사진 등 시각 자료도 함께 활용한다.

국토지리정보원이 보유한 항공사진은 도시지역 기준 0.12m, 비도시지역 0.25m 수준의 해상도를 갖고 있다. 위성사진은 0.5m 해상도로 시설물을 식별할 수 있다. 이는 지상에서 가로세로 약 50㎝ 크기의 물체를 구분할 수 있는 수준으로, 행안부 관계자는 "하천·계곡 주변에 설치된 파라솔을 식별할 수 있는 정도의 해상도"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다목적 위성3호 영상과 국토정보공사가 보유한 해상도 0.013m 수준의 드론 영상, 인공지능(AI) 분석 시스템도 추가로 활용된다.

행안부는 이 같은 항공·위성사진을 지적도, 하천 정보 등과 중첩해 시설물을 추출한 뒤, 해당 시설이 실제로 인허가를 받은 시설인지 행정 인허가 대장과 비교해 불법 여부를 판별할 방침이다.

이렇게 도출된 분석 결과는 지방정부에 제공돼 현장 조사에 활용된다.

행안부는 3월 말까지 1차 분석을 완료하고, 그 결과를 각 지방정부에 제공해 현장 조사와 행정처분에 활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경산=뉴시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6일 경북 경산시 대한천을 찾아 하천 불법시설 정비실태를 점검하고 적발된 불법시설물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재판매 및 DB 금지

불법 점용, 걸려도 '버티기' 수두룩…'안면 행정'도 문제

정부가 이처럼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선 것은 그만큼 하천·계곡 불법 점용이 뿌리 뽑기 힘든 문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 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하천이나 계곡 주변에 평상, 그늘막, 간이 식당, 데크 등을 설치해 영업행위를 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하천이나 계곡을 무단 점유한 시설물은 집중호우가 발생했을 때 유수 흐름을 막아 사고 위험을 키우고, 주변 환경을 훼손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여름철 한철 장사로 얻는 수익이 벌금보다 훨씬 크다 보니, 벌금을 감수하고 장사를 계속하는 업주들이 많다고 한다. 지방정부 공무원들이 업주들에게 철거를 요구해도 여름철 영업이 주요 수입원이라는 이유로 '버티면서' 영업을 이어가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이다.

사적인 친분이나 인맥을 동원해 단속을 피하는, 이른바 '안면 행정'도 불법 점용시설 근절을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행안부 관계자는 "일부의 경우 아는 사람은 봐주는 식의 '안면 행정' 때문에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업주가 불법 점용시설을 자진으로 철거하지 않을 경우, 지방정부가 강제로 시설물을 철거하고 추후에 비용을 징수하는 방식의 행정대집행에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행정대집행은 절차상 시간이 오래 걸려, 즉각적인 정비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결국 현재의 제재 수준으로는 불법 점용을 근절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경산=뉴시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6일 경북 경산시 대한천을 찾아 하천 불법시설 정비실태를 점검하고 적발된 불법시설물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재판매 및 DB 금지

과징금·이행강제금 도입…상·하반기 관계부처 합동 감찰

이에 행안부는 불법 점용으로 얻은 이익금을 환수하고, 더 큰 경제적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제재를 강화할 방침이다.

우선 불법 영업이익의 배수를 부과하는 방식의 '과징금' 제도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하천법과 소하천정비법에는 불법 점용시설에 대한 과징금 부과 조항이 없는데, 앞으로는 점용 면적이나 불법 영업이익 규모를 기준으로 더 무거운 부담을 지울 계획이다.

원상복구 명령이나 조치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철거 조치 명령을 받고, 정해진 기간 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000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의 '소하천정비법' 개정안이 현재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대표 발의로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개정안을 논의 중이다.

이와 더불어 긴급한 상황에서만 가능한 행정대집행을 반복적·상습적인 불법 점용이나 안전관리에 지장을 주는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특례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는 지자체의 재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계부처 합동 안전감찰단을 꾸려 상·하반기 두 차례 감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감찰에는 행안부를 중심으로 기후에너지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산림청, 지방정부 등이 참여한다.

지난해에는 7개 시·군을 대상으로 표본감찰만 실시하고, 징계 없이 계도 위주로 17건을 적발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조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감찰까지 실시해 누락 여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고의로 조사를 누락했거나 부실하게 관리한 사실이 확인되면 담당 공무원을 엄중하게 문책할 방침이다. 특히 업주와 결탁해 불법시설을 은폐하거나, 허위 공문서를 작성하는 등 사안이 중대한 경우에는 수사 의뢰까지 검토한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이날 현장에서 "올해 두 차례에 걸쳐서 지도 단속을 겸한 재조사를 할 예정"이라며 "최소한 3년 이상 지난 불법 시설물들까지 다 확인해서 철저하게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우선 주민들이 자진 철거하는 것을 유도할 예정이고,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안전 감찰을 통해서 불법 시설들이 안전하게 철거될 수 있도록 대책을 함께 강구해나갈 것"이라며 "조사 과정의 누락이나 관리 소홀 문제는 담당 공무원을 엄중하게 문책하고, 민간과의 유착 의혹이나 의도적인 은폐 의혹이 있다면 수사기관에 이첩해 수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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