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부부 감액 손질 급물살···이 대통령도 힘 실었지만 ‘재정’이 변수

노인 부부가 함께 기초연금을 받는다는 이유로 연금액을 20%씩 깎는 ‘부부 감액’ 제도가 개선된다. 보건복지부가 저소득층부터 단계적으로 감액률을 낮추는 계획을 밝히고, 이재명 대통령도 SNS를 통해 “부부가 해로하는 것이 불이익받을 일은 아니다”며 힘을 실었다.
16일 취재를 종합하면, 복지부는 지난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취약계층 노인 부부를 중심으로 기초연금 부부 감액 제도를 단계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보고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국정과제로 ‘기초연금 부부감액 단계적 축소’를 예고했고 그 일환으로 소득 하위 40%를 대상으로 2027년 감액률을 15%, 2030년 10%로 낮추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서는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2026년 감액률을 10%, 2027년 5%로 낮추고, 2028년에는 제도를 전면 폐지하는 3단계 완전 폐지 법안이 발의돼 논의 중이다.

현행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되지만, 부부가 동시에 수급하면 각각의 연금액을 20% 감액한다. 이는 부부가 함께 살면 주거비와 생활비를 나눌 수 있다는 이른바 ‘규모의 경제’ 논리에 따른 설계이지만, 생활 실태와 맞지 않고 변화한 가구 형태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국민연금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 최빈곤층 노인 부부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혼자 사는 노인의 1.74배에 달해, 제도 설계 기준(1.6배)을 웃돌았다. 가난한 노인 부부가 함께 산다는 이유로 생활비 부담은 덜어지지 않고, 감액에 따른 타격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감액을 피하기 위한 ‘위장이혼’ 사례가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남찬섭 동아대 교수는 “부부 감액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면 배우자의 소득·재산까지 반영해 기초연금 대상을 선정하고, 감액하는 현행 체계를 ‘개인’ 단위로 바꾸는 제도 정비부터 선행해야 한다”면서 “부부 감액 제도가 폐지된다면 기초연금도 ‘1인 1연금’으로 보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늘어나는 재정 부담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는 과제로 남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부부 감액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경우 2030년까지 5년간 연평균 3조3000억원, 총 16조7000억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이 때문에 학계에서는 전면 폐지보다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석재은 한림대 교수는 “인구의 역피라미드 인구 구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부부 감액을 전격 폐지하면 막대한 재정 부담이 미래 세대에 고스란히 전가된다”며 “지금은 재정지원을 무작정 늘리는 것보다, 현재 재정 안에서 빈곤 해소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최적화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 역시 SNS에서 “지금까지 지급되는 것은 그냥 두고, 향후 증액만 하후상박(기존 수급액은 유지하되 앞으로 늘어나는 인상분만 저소득층에 더 두껍게 배분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밝혔다. 한정된 재정을 취약계층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취약계층 집중 지원이라는 방향성에 공감하면서도 기초연금 수령액이 성실하게 보험료를 납부한 국민연금 수령액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을 경계했다. 남 교수는 “하후상박 방식이 보험 성실 가입자의 박탈감을 키워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를 흔들지 않게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석 교수는 “저소득층 중심으로 기초연금을 개편하더라도 국민연금을 내지 않고 기초연금에 의존하려는 도덕적 해이가 커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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