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부부 동생 키운다”…디즈니 이을 ‘캐릭터 名家’ 노리는 팝마트

현정민 기자 2026. 3. 1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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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윙클·스컬판다 등 차기 캐릭터 존재감 부각
판매량 상위 10개 중 5개가 자체 브랜드
라부부 거품 빠진 팝마트, 주가 지난 8월 고점比 40% 하락
신규 캐릭터 대규모 출시에 “완성도 떨어진다” 지적도

중국 장난감 기업 팝마트가 간판 캐릭터 ‘라부부’에 집중됐던 인기를 다른 캐릭터로 확장하며 ‘포스트 라부부’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라부부의 폭발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성장해 온 회사가 단일 캐릭터 의존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지식재산(IP) 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5년 6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라부부 전시회. /연합뉴스

1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라부부 열풍이 한 차례 식은 이후에도 팝마트의 자체 캐릭터들이 팬층을 형성하며 매장 방문객을 꾸준히 끌어들이고 있다. 이날 기준 팝마트 공식 사이트에서는 트윙클 트윙클, 메가 스페이스몰리, 스컬판다 등 자체 캐릭터 상품이 금주 인기 상품 상위권에 올랐다. 판매량 상위 10개 제품 가운데 절반인 5개가 팝마트 자체 브랜드 제품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인기는 리셀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중국 장난감 리셀 플랫폼 치안다오에서는 트윙클 트윙클 관련 상품 상당수가 공식 판매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인기 시리즈인 ‘베케이션 모드 온’ 봉제 인형은 정가 대비 72%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장에서도 스컬판다의 인기가 두드러진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스컬판다는 팝마트 IP 가운데 미국 매출 기준 2위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팝마트가 라부부로 촉발된 수집형 장난감 열풍을 다른 캐릭터로 확장하며 장기적인 성장 기반 구축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팝마트가 판매한 4억개 장난감 가운데 약 4분의 1이 라부부가 등장하는 ‘더 몬스터즈’ 시리즈였다. 업계에서는 팝마트가 디즈니, 산리오 등 글로벌 캐릭터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2024년 하반기 출시된 트윙클 트윙클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캐릭터는 지난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3억9000만위안(약 84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팝마트 자체 캐릭터 가운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모건스탠리는 2026년까지 중국에서 트윙클 트윙클 매출 규모가 라부부의 절반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매출 구조도 점차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화타이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이후 팝마트 매출에서 크라이베이비와 트윙클 트윙클 비율이 크게 늘었다. 라부부 인기에 힘입어 성장한 태국과 인도네시아 틱톡 상점에서도 두 캐릭터 매출이 빠르게 확대됐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한 달 동안 판매 상위 20개 제품 가운데 트윙클 트윙클이 51%, 크라이베이비가 28%를 차지했다.

씨티그룹의 리디아 링 애널리스트는 “스컬판다, 트윙클 트윙클, 크라이베이비는 단순히 라부부를 대체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각각 독립적인 팬층을 보유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왕닝 팝마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회사를 ‘디자이너 토이 IP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강조해 왔다. 회사는 최근 1년 동안 신규 캐릭터 출시를 크게 늘렸다. 스컬판다와 트윙클 트윙클을 비롯해 다양한 IP를 결합한 상품을 출시했고, 완구 기업 하스브로의 캐릭터 ‘마이 리틀 포니’와 협업 제품 및 한정판을 선보이며 온라인 화제성을 끌어올렸다.

마케팅도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트윙클 트윙클은 베이징 테마파크 공연과 주요 도시 전시회, 버블티 체인 헤이티와의 협업 등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스컬판다 역시 상하이와 광저우에서 팝업 행사와 전시회를 열며 홍보를 강화했다.

이 같은 전략의 배경에는 라부부에 집중된 팝마트의 매출 구조가 있다. 지난해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라부부 열풍이 확산되며 팝마트는 3분기 기준 약 1270%에 달하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모조품 확산과 공급 증가로 가격 프리미엄이 약해지면서 올해 2월 미국 시장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40%로 크게 둔화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팝마트 주가도 지난해 8월 고점 대비 약 40% 하락했다.

도이체방크의 소비재 애널리스트 새미 쉬는 “라부부는 팝마트 브랜드를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라며 “해외 시장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일부 서구 시장에서는 70%를 넘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라부부가 없었다면 해외 시장에서 다른 캐릭터의 인지도와 판매도 지금만큼 빠르게 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투자자들은 새로운 캐릭터들이 얼마나 빠르게 라부부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팝마트는 신규 캐릭터 메로디와 키 A 등을 출시했지만 기대만큼 큰 화제성을 확보하지는 못한 바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 도우인 등에서 “캐릭터 출시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 “캐릭터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회사가 차기 먹거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당분간 신규 캐릭터 출시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모닝스타의 장제프 애널리스트는 “팝마트가 글로벌 IP 강자로 성장하려면 다양한 캐릭터와 라이선싱 사업 확장이 필수”라며 “회사는 ‘더 몬스터즈’ 시리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새로운 IP 출시를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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