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한국인을 위한 상"… 제98회 아카데미 물들인 '케데헌' [종합]

2026. 3. 1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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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시상식 물들인 '케데헌', 2관왕 영예
메기 강 감독 ·'골든' 이재, 감동의 수상소감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뉴시스

이변 없는 수상이었다. 전 세계를 강타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어 가사로 구성된 '골든'이 시상식에 울려 퍼지는 장면은 올해 아카데미의 주요 순간으로 남았다.

15일(현지시간)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주관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개최됐다. 이날 시상식은 작품상, 감독상, 주·조연상, 각본상 등을 포함해 총 16개 부문 후보에 오른 '씨너스: 죄인들'과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의 양강 구도가 예상된 가운데 '프랑켄슈타인', '마티 슈프림' 등 쟁쟁한 작품들이 경쟁을 벌였다.

올해 작품상의 주인공은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였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훌륭한 영화들이 많았는데 후보작들을 비롯해 동료 감독들과 이 여정을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며 "제 인생에서 가장 훌륭하고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 밖에도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감독상, 남우조연상, 각색상, 편집상, 캐스팅상 등을 수상하며 총 6관왕을 기록했다.

'씨너스: 죄인들'의 마이클 B. 조던,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티 슈프림'의 티모시 샬라메, '시크릿 에이전트'의 와그너 모라, '블루 문'의 에단 호크가 후보에 올라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펼친 남우주연상은 '씨너스: 죄인들'의 마이클 B. 조던에게 돌아갔다. 그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후보에 올라 트로피를 거머쥐며 감동을 더했다. 마이클 B. 조던은 무대에 올라 "엄마, 이게 무슨 일이야. 아버지는 가나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셨다"며 "저를 캐스팅해주시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햄넷'의 제시 버클리 역시 첫 여우주연상 후보 지명과 동시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셰익스피어와 그의 아내 아녜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에서 아녜스를 연기한 그는 앞서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을 이어가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돼 왔다.

15일(현지시간)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주관으로 미국 로스엔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장편 애니메이션상에 이어 주제가상을 수상했다. 뉴시스

한국 영화 없었지만… K-콘텐츠 저력 확인

K-콘텐츠의 글로벌 활약 속에서 '케데헌'의 수상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 등 2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케데헌'은 두 부문 모두 수상하며 2관왕을 달성했다.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메기 강 감독은 "우리를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저와 같은 모습을 한 사람의 영화를 만드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죄송하다. 하지만 이는 다음 세대가 더 이상 갈망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상은 한국과 전 세계 모든 한국인을 위한 것"이라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이어 주제가상 수상으로 '케데헌'의 '골든'이 호명되면서 현장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씨너스: 죄인들'의 '아이 라이드 투 유', '다이앤 네버 다이'의 '디어 미', '비바 베르디!'의 '스위트 드림스 오브 조이', '기차의 꿈'의 '트레인 드림스' 등과의 경쟁 끝에 얻은 값진 결과였다.

'골든'을 가창한 이재는 수상 소감에서 "훌륭한 상을 주신 아카데미에 감사하다"며 "K팝을 좋아한다고 놀림을 받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한국어 가사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 상은 성공이 아니라 버티고 회복하는 힘에 관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아쉬운 순간도 있었다. '케데헌'의 주역들이 수상 소감을 전하던 도중 주최 측이 음악을 틀어 소감을 끝까지 전하지 못하는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특히 주제가상 수상에서 이재 외에 '골든' 제작에 참여한 이들이 한마디도 소감을 전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골든' 공연 무대도 펼쳐지며 '케데헌' 열풍을 실감케 했다. 작품 속 주인공 그룹 헌트릭스의 목소리를 연기한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무대에 올라 대표 주제가 '골든'을 열창했다. 무대는 '케데헌'의 배경이 된 K-컬처의 민속적 영감을 기리기 위해 한국 전통 악기 연주와 퓨전 무용 공연으로 시작돼 의미를 더했다. 한복을 입은 무용수들의 한국무용과 전통미가 돋보이는 퍼포먼스에 시선이 집중됐다. 객석에서는 응원봉을 흔드는 엠마 스톤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연주 기자 yeonju.kim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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