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통령이 칭찬한 42세 베테랑 투수… ‘WBC 8강 주역’ SSG 노경은

백효은 2026. 3. 1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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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만류에도 오전 귀국 후 훈련장 찾아
“13년 전 실패 있었기에 이번 대회 성과”
미국행 전세기에서 맞은 생일 잊지 못할 것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인터뷰실에서 취재진의 질의를 받고 있는 노경은. 2026.3.16 /백효은기자100@kyeongin.com

“대표팀 은퇴요? 저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진출의 주역 노경은이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귀국 후 대표팀 최고참 선수로서 소회를 밝혔다.

노경은보다 3살 어린 류현진은 앞서 이번 WBC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노경은은 “현진이는 슈퍼스타니까 은퇴 선언을 하는데, 저는 물어보는 사람이 없으니까 은퇴를 하는지 안 하는지 사람들이 몰라서 그렇지, 저는 그냥 자동 은퇴잖아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겸손함을 드러낸 노경은이지만, WBC 조별 리그 마지막 호주전에서 2회에 급히 등판해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8강행을 이끌었다. 특유의 든든함으로 야구 팬들에게 ‘노경은총’으로 불리는 그다.

이날 이른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노경은은 이숭용 감독의 만류에도 웨이트 훈련을 하기 위해 출근했다.

“시차 적응이 잘돼서 훈련하러 왔어요.”

노경은은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 대표 선수들과 메이저리거들이 한 팀에 몸을 담았다는 게 굉장히 큰 자부심이고, 나라를 대표해 나간다는 것도 정말 영광이었다”고 했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 최우수 선수로 노경은을 꼽았다. 그는 “류지현 감독님이 코칭스태프와 고참들을 잘 케어해 주셨다”며 “그렇기에 더 실망 안 시키고 더 잘하고 와야겠다는 책임감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콜드게임으로 승리를 내준 8강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를 되돌아본 노경은은 “우리 팀이 콜드게임을 당할 정도의 팀은 아니었다고 생각했는데, 잘 안 풀렸다”며 “개인적으로 도미니카가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인터뷰실에서 취재진의 질의를 받고 있는 노경은. 2026.3.16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이어 “제대로 싸워보지 못하고 끝나서 선수들이 분하고 억울해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후배들이 기죽지 말고 재정비해 다음 기회에 보여주면 된다고 주장인 이정후와 류현진과 함께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이후 대표팀에 올해 다시 합류한 노경은은 13년 전의 실패가 이번 대회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당시 대표팀은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노경은은 “나이를 먹고 체계적인 루틴과 컨디션 조절, 어떻게 좋은 퍼포먼스를 내야하는지 순서를 알겠더라”며 “그래서 이번 대회에 오히려 경기 내용과 구위가 좋았던 거 같다”고 했다.

“2013년 때는 연습과 피칭 때 너무 많이 던져서 컨디션 관리를 못했던 것이 가장 후회스러웠어요. 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컨디션 조절을 잘했던 것 같아요. 후배들에게도 이번 대회가 좋은 경험이 됐을 겁니다. 이번에 아쉬웠던 후배들도 다음 국제 대회 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노경은은 은퇴 후에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개인적인 소망을 이번 대회에서 이뤘다. 노경은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메이저리그 구장에 가서 경기를 본 적이 없었다”며 “나중에 은퇴하고 미국 갈 일이 있으면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경기를 보고 싶다는 개인적인 꿈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공을 던졌다는 게 감격스러웠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꿈을 이뤘다”고 했다.

지난 11일 노경은은 마흔두 번째 생일을 미국으로 향하는 전세기에서 맞았다. 노경은은 “죽기 전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린다면 이번 생일을 떠올릴 것 같다”며 “전세기에서, 그것도 세계적인 선수들이 케이크를 주며 축하해줬다.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X(옛 트위터)를 통해 “42세 베테랑 투수 노경은 선수가 보여준 장면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며 “단순한 승부를 넘어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느껴졌다”고 노경은을 격려했다.

/백효은 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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