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호르무즈해협에 군함 대신 드론 파견 검토

윤기은 기자 2026. 3. 1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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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 근처 걸프 해역에서 유조선이 항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으로부터 호르무즈해협 군함 파견을 요청받은 영국이 기뢰 제거 드론을 현지에 보내는 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 중국, 일본, 프랑스 등 나머지 네 국가 역시 군함 파견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호르무즈해협 주요 지점에 이란이 설치한 기뢰를 제거하는 것을 돕기 위해 무인기(드론)를 보내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 정부 관계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요청대로 함정을 파견하면 전쟁의 불안정한 성격을 고려할 때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에드 밀리밴드 에너지안보 장관도 이날 BBC방송에 출연해 안전한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중요하다면서 “기뢰 탐지 드론을 포함해 우리가 이바지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부 검토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거부하면서 “해협을 다시 열도록 하는 가장 좋고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영국이 호르무즈해협에 기뢰 탐지 및 요격 드론 수천 대를 이 지역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영 정부는 영국군 기지 방위를 강화하기 위해 45형 구축함인 HMS 드래곤함을 사이프러스 인근 동지중해로 파견했다.

영 총리실은 키어 스타머 총리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중동에서 진행 중인 상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두 정상은 전 세계의 비용을 끌어올리는 해운 차질을 끝내기 위한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의 중요성을 논의했다”며 “스타머 총리는 분쟁에서 목숨을 잃은 미군 인력에 대한 조의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또 스타머 총리가 16일 영국을 방문하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중동 상황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영국 정계는 논쟁을 벌이고 있다. 제1야당 보수당의 클레어 커티노 예비내각 에너지안보 장관은 국익에 맞는다면 중동으로 군함이나 드론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2야당 자유민주당의 에드 데이비 대표는 영국이 전쟁 완화에 신경 써야 한다면서 군함을 보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대이란 전쟁이 “무모하고 불법적인 것”이라면서 영국이 시키는 대로 휘둘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과 프랑스는 당장에는 호르무즈해협에 군함을 파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은 NHK방송에 “일본은 자국의 대응을 스스로 결정하며 독자적인 판단이 기본 원칙”이라면서 함정을 당장 파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외무부는 “프랑스 함정은 동지중해에서 방어적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 청와대가 “한·미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해 나가겠다”고 15일 밝혔다.

지정학·안보 분석가인 마이클 호로비츠는 “선박을 보호하는 것은 매우 큰 도박”이라며 “작전 측면에서 보면 매우 좁은 해협에 군사 자산을 배치하게 되는데 이는 이란에 근거리에서 공격할 여러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NBC에 말했다. 호로비츠는 이런 위협을 억제하려면 “단순히 공군력이나 해군력만으로는 부족하며 지상 병력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한국 파병 요구…청 ‘신중’
     https://www.khan.co.kr/article/202603152013005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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