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비축유 방출 시작…“중동발 원유선 이번 주 끊겨”

홍석재 기자 2026. 3. 1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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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자국 내 석유 공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16일 국내 비축유 방출을 시작했다.

지난달 말 전쟁 이전 출발했던 원유 수송선이 더이상 남지 않은 시점을 고려해 중동발 공급 부족분만큼 비축유 방출을 시작해 기름값을 안정시킨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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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에서 통행이 사실상 봉쇄되자 10일 해협의 서쪽 오만만의 무스카트에서 한 유조선이 정박해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자국 내 석유 공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16일 국내 비축유 방출을 시작했다. 지난달 말 전쟁 이전 출발했던 원유 수송선이 더이상 남지 않은 시점을 고려해 중동발 공급 부족분만큼 비축유 방출을 시작해 기름값을 안정시킨다는 계획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날 특별고시를 통해 “석유 비축 확보 등에 관한 법률(석유 비축법)에 따라 비축유를 감축하기로 했다”고 고시했다. 이를 통해 기존 석유 비축법에 따른 최대 70일치 의무 비축분을 55일치까지 낮추기로 했다. 관련 규정을 적용받는 대형 석유 도매업체들은 중동에서 원유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더라도, 현재 비축분 가운데 15일치를 추가 방출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현재 일본 비축유는 민간 101일치, 정부 146일치 등을 더해 250여일을 버틸 수 있는 분량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선 이날 곧바로 민간 업체들이 비축분 가운데 15일치를 먼저 방출하기로 했다. 이후 정부 비축분 최대 30일치가 도매 업체를 통해 공급될 예정이다. 일정 가격으로 석유값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기존 경쟁 입찰 방식 대신 임의 계약 형식을 취하게 된다. 이번 비축유 방출분은 8천만 배럴(127억2천만리터) 규모로 예고됐다.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번 달 하순께 일본이 수입하는 원유량이 대폭 감소할 전망”이라며 “만일의 경우, 휘발유 등 석유 제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주요 7개국(G7)과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협조하며 일본 내 석유 비축분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정부가 이날 비축유 방출을 결정한 것은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시기와 관계가 있다. 중동에서 원유를 실은 유조선은 일반적으로 20여일 만에 일본으로 도착하게 된다. 지난달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첫 공습 직후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마지막 유조선들이 일본에 도착하는 시점을 고려하면, 군사 작전 3주째를 맞는 이번 주말께 중동발 원유 공급이 사실상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가 일본 전체 수입량의 93%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비상 대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일본에선 정부가 휘발유값 인상을 매우 까다롭게 관리하고 있는데도, 지난 11일 대형 석유 도매업체가 도매가를 리터당 26엔(244원)까지 올리면서 경계감이 확산되기도 했다. 또 플라스틱 원료이기도 한 원유 공급 중단 가능성이 나오자, 일부 관련 업체가 플라스틱 제품 감산을 시작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 충돌 전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도 21일께를 마지막으로 (일본 도착이) 끊길 가능성이 있다”며 “홍해와 아라비아해의 아덴만을 잇는 우회 항해로 유조선 일부가 통행 가능하지만 이란 상황에 따라 해상로가 완전 봉쇄될 우려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에선 ‘1차 오일 쇼크’ 직후인 1975년 석유 비축법을 제정해 원유 공급 중단에 대비해왔다. 1978부터 2년간 이어진 ‘2차 오일 쇼크’ 때 석유 비축법에 따라 첫 민간 비축유가 방출됐다. 이후 동일본 대지진과 중동 정세 불안이 겹쳤던 2011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2022년에 이어 이번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비축유 방출이 이뤄졌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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