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파병' 요청에… 여야 "국회 동의 필수" 한목소리

이서희 2026. 3. 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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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에 호르무즈해협 군함 파병을 요청한 가운데, 여야는 파병 결정을 위해선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파병 시 미국·이란 전쟁에 휘말릴 수 있는 만큼 국회의 동의 절차를 명분으로 시간을 끌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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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병주 "시간 벌 수 있는 방안"
이기헌은 파병 반대... 대사관 1인 시위
청해부대 39진 충무공이순신함(앞)이 아덴만 인근 해상에서 이탈리아 해군 리조함과 연합협력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해 5월 14일부터 20일까지 7일간 진행된 이번 작전에는 대한민국 청해부대를 포함해 미국, 이탈리아, 일본, 스페인, 오만, 예멘, 파키스탄, 세이셸, 지부티,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 케냐, 바레인 총 14개 국가의 함정 및 항공기 등 연합전력이 참가했다. 합참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에 호르무즈해협 군함 파병을 요청한 가운데, 여야는 파병 결정을 위해선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파병 시 미국·이란 전쟁에 휘말릴 수 있는 만큼 국회의 동의 절차를 명분으로 시간을 끌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투 개입 가능성 큰 지역에 우리 군을 파병하는 중대한 결정에 해당한다"며 "반드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회의 동의가 필수적인 사안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우리 장병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문제를 정부가 일방적으로 판단하거나 헌법상 절차를 무시하고 결정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헌법은 해외에 부대를 파병할 땐 국회의 동의를 받을 것을 명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1월 청해부대의 작전 반경을 호르무즈해협까지 확대했을 때는 국회 동의를 생략했다. 이미 국회를 통과한 파병 동의안에 들어있던 '유사시 작전 범위를 확대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작전 범위를 기존 아덴만에서 호르무즈로 넓히는 것인 만큼 별도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는 게 당시 정부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사실상 다국적군의 일환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점에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엔 이견이 거의 없다.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번에는 전쟁 상황이고 또 다국적군에 편성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국회 동의를 받는 절차가 맞지 않나 생각하고 국익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결정을) 신중히 하고 시간을 벌 수 있는 방안"이라면서다.

다만 민주당에서도 파병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기헌 의원은 이날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파병에 반대하는 1인 시위에 돌입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우리 군을 파병하는 것은 우리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라며 "동맹의 이름으로 자국의 이익만을 강요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대단히 유감스럽다. 이번 파병 요구는 동맹국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요구"라고 비판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정부가 섣불리 파병을 결정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지목받은 국가들과 함께 이 문제를 유엔으로 가져가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이란 전쟁의 합법성 여부를 따지는 동안 전쟁이 종식될 수 있지 않느냐는 설명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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