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학교용지 8만평 장기 방치…학령인구 감소에 '도심 흉물' 전락

김지효 2026. 3. 16. 15: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구지역에서 학교 설립을 위해 확보됐지만 실제로는 활용되지 못한 학교용지가 축구장 39개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신설 필요성이 사라졌지만 용도 변경 절차가 지연되면서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자체는 구청 허가 사항이지만 지자체 소유가 아닌 용지 활용 방안에 대해 별도 논의가 진행된 것은 없다"며 "공공성이 강한 학교용지를 상업용지로 전환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학교 설립 무산 후 용도 변경 막혀 불법 경작·폐기물 적치
교육청·지자체·LH 책임 공방…주민 편의시설 활용 요구
지난 5일 대구 동구 율하동 안심도서관 인근 미매각 학교 용지 모습. 대구지역 미활용 학교 설립 용지가 축구장 39개 규모에 이른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지난 4일 찾은 대구 동구 율하동 안심도서관 인근 1만3천㎡ 규모 미매각 학교용지. 연두색 펜스가 출입을 막고 있는 이곳에는 녹슨 의자와 퇴비 포대 등 각종 폐기물이 쌓여 있었다. 김지효 기자

대구지역에서 학교 설립을 위해 확보됐지만 실제로는 활용되지 못한 학교용지가 축구장 39개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신설 필요성이 사라졌지만 용도 변경 절차가 지연되면서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부지는 불법 경작과 폐기물 적치가 이어지며 사실상 '도심 속 흉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 편의시설 등 공공 활용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관계기관 간 책임과 권한이 엇갈리면서 뚜렷한 해법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 방치된 학교용지…무허가 농지 전락

이달 초 찾은 대구 동구 율하동의 한 학교용지는 나대지 상태로 사실상 버려진 모습이었다. 1만3천㎡ 규모 부지 곳곳에는 수거되지 않은 퇴비 포대와 녹슨 의자가 방치돼 있었고, 군데군데 자란 농작물은 오랜 기간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이곳은 과거 율하지구 개발 당시 대구시교육청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의를 거쳐 초등학교 설립을 추진했던 학교용지다. 그러나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시교육청이 2017년 매수를 포기하면서 계획은 중단됐고, 이후 도시계획시설 변경 절차도 진행되지 않았다. 현행 제도상 학교용지로 지정된 상태에서는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없다.

오랜 기간 관리 주체가 사실상 부재했던 탓에 해당 부지는 불법 농지로 변했다. 일부 주민들이 무허가로 농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고, 퇴비 악취로 인한 민원도 이어졌다. LH는 지난해부터 농지 정비에 나서며 안내문을 설치하고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비슷한 사례는 인근에서도 확인된다. 고등학교 설립이 예정됐던 또 다른 학교용지는 시교육청이 수년간 검토 끝에 매입을 포기하면서 현재 교육시설 취지와 달리 오수관로 설치공사 사무실과 자재 야적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 대구 전역 25곳…축구장 39개 규모

16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미설립 학교용지는 LH뿐 아니라 대구도시공사, 경북개발공사 등이 보유한 부지를 포함해 모두 25곳에 이른다. 동구·북구·달서구·달성군 등에 집중된 전체 면적은 약 8만6천평으로, 축구장 39개 규모와 맞먹는다.

하지만 장기간 방치에도 불구하고 관계기관들은 명확한 활용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신규 학교 설립 없이도 인근 학교에서 학생 수용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라며 "국가산단 등 향후 인구 유입 가능성이 있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매년 검토를 거쳐 매수 포기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용지 해제와 개발은 토지 소유기관의 권한이라는 입장이다.

지자체 역시 소유권이 없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논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동구청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자체는 구청 허가 사항이지만 지자체 소유가 아닌 용지 활용 방안에 대해 별도 논의가 진행된 것은 없다"며 "공공성이 강한 학교용지를 상업용지로 전환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LH 측은 제도적 절차와 주민 반발을 주요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LH 관계자는 "용도 변경을 위해서는 교육청 의견과 지자체 행정 절차가 동시에 필요하다"며 "학교용지 해제 시 주민 반발 가능성이 커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LH는 장기 미매각 용지 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며, 결과는 올해 상반기 중 나올 예정이다.

각 기관이 권한과 책임을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실질적인 대책 논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규 동구의회 의원은 "현재 학교용지 상당수가 쓰레기장처럼 방치된 상태"라며 "주거단지 내 유휴 공간을 문화·복지시설 등 주민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와 LH, 교육청이 함께 협의체를 구성해 실질적인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